베트남 국경서 사망 韓 여성, '대포통장 모집책' 의혹…윗선과 갈등설

입력 2025-10-16 11: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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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인접 검문소 차량 내에서 발견…사인 약물 중독 추정

14일(현지시간) 오후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 있는 범죄 단지로 추정되는 건물 인근에 3m가 넘는 담벼락이 서 있다.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오후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 있는 범죄 단지로 추정되는 건물 인근에 3m가 넘는 담벼락이 서 있다. 연합뉴스

캄보디아 인접 베트남 국경지대에서 사망한 한국인 여성이 현지 범죄조직의 '대포통장 모집책'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언론에서는 숨진 여성이 한국인들을 유인하는 '유인책'이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30대 여성 A씨는 지난 8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질 당시 그는 차 안에 있었다. 사인은 약물 중독으로 추정되며, 베트남 경찰은 현재 혈액을 채취해 마약 투약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등 관계기관은 A씨가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소재의 한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캄보디아로 통장을 팔러 출국할 한국인을 모집하고 현지에 도착한 뒤엔 조직에 인신을 넘겼으며, 일부 여성 피해자는 납치당하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했다고 한다.

이 사안을 아는 한 관계자는 "A씨가 조직의 윗선과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지 경찰이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JTBC는 숨진 A씨가 8월 초 30대 한국인 여성 두 명에게 "계좌이체를 도와주면 1천300만원을 챙겨주겠다"고 속여 캄보디아로 데리고 간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A씨는 최근 베트남을 방문했다 다시 캄보디아로 돌아가는 길에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에 의해 캄보디아로 넘어간 여성들 역시 범죄 조직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공항에 내리자마자 의문의 남성 2명에게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긴 채 납치돼 시아누크빌 호텔에 감금됐다. 이후 사흘 뒤 범죄 단지 '웬치'에 넘겨졌으며 탈출하려 하자 조직은 둘을 떼어놨는데 한 명은 유흥업소로 끌려갔고 남은 한 명은 프놈펜으로 넘겨져 폭행을 당했다.

감금 13일 만에 한국에 있던 지인의 신고로 구조됐지만 조직의 협박은 이어졌으며 납치 당시 강제로 마약을 투여한 영상 등을 온라인에 퍼뜨리겠다며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을 캄보디아로 유인했던 A씨가 이미 사망했다며 다음은 네 차례라는 살해 협박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A씨가 구타로 사망했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시신에서는 별다른 외상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시신은 발견 이틀 뒤인 10일 현지에서 유족과 외교당국 참관하에 부검을 마치고 다음 날 유족에게 인도돼 화장됐다.

한국 경찰은 A씨가 현지 범죄조직과 연관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입건 전 조사(내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