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새 시즌 개막 후 4번 모두 패배
마티앙, 최진수, 김국찬은 기대에 못 미쳐
출발이 영 시원찮다.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가 KBL 프로농구 2025-2026시즌 개막부터 4연패다. 이번 주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 수원 KT 소닉붐을 상대한다. 일단 하루빨리 팀을 추슬러 연패 사슬을 끊는 게 우선이다.
가스공사는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킨 팀. 시즌 초반 7연승을 달리기도 했다. 하위권일 거란 예상을 딛고 5위를 기록하며 '봄 농구'라 불리는 프로농구 포스트시즌에도 나섰다. 강혁 감독이 강조한 압박 수비와 폭발적인 3점슛은 가스공사의 상징이었다.

새 시즌을 앞두고 변화를 꾀했다. 압박 수비에 속공을 더한다는 복안. 리바운드를 많이 건져내야 속공이 원활해진다. 주포 앤드류 니콜슨을 떠나보내고, 베테랑 골밑 자원 라건아를 데려온 것도 그 때문. 망콕 마티앙과 함께 높이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우선 압박 수비가 헐거워졌다. 많이 뛰긴 하는데 잘 뛰지 못하는 게 문제. 상대를 번갈아 막는 움직임이 원활하지 못해 외곽슛 기회를 쉽게 내주고 있다. 뒤늦게 따라붙다 파울을 범하는 일도 잦다. 악순환이다.

골밑도 강해지지 않았다. 일단 마티앙의 몸 상태가 완전치 않다. 지난 포스트시즌 때 발목 부상을 당한 여파가 남아 있는 모습. 수비도, 리바운드 싸움도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 라건아도 골밑을 장악하지 못하는 형편. 그러다 보니 둘 간 시너지가 나지 않고 있다.
12일 대구 경기는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승부. 이날 가스공사는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에 80대86으로 패했다. 리바운드 싸움(27대37)에서 밀린 게 컸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를 14개나 허용했다. 가스공사가 낚은 공격 리바운드는 6개에 그쳤다.

라건아는 분전했다. 리바운드를 9개 건졌다. 다만 마티앙이 리바운드 4개를 따내는 데 그쳤다. 상태가 좋지 않아 오래 뛰질 못했다. 새로 영입한 베테랑 장신 포워드 최진수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나마 기존 자원인 김준일이 5리바운드를 기록한 게 위안거리.
파울 관리도 되지 않았다. 자유투로만 상대에게 23점(28개 시도)을 내줬다. 반면 가스공사는 자유투로 8점(14개 시도)을 얻는 데 그쳤다. 적극적인 수비는 좋지만 무의미한 파울이 적지 않았다. 심판의 애매한 판정만 탓하긴 어려웠다. 최진수는 심판 판정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했다.

3점슛은 기복이 있다. 다만 수비, 리바운드는 그렇지 않다. 의지, 집중력, 협력하는 움직임, 체력 등에 따라 훨씬 달라질 수 있는 부분. 강혁 가스공사 감독도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리면 어렵다. 기본부터 해야 한다. 더 연습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포워드들의 득점도 아쉽다. 김국찬과 전현우가 슈터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형편. 가드인 샘조세프 벨란겔의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강 감독은 "수비가 느슨해지는 상황을 줄이려고 번갈아 투입하다 보니 기회를 많이 주지 못했다. 더 연구해 둘이 함께 뛸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새 시즌 가스공사는 4경기를 치렀다. 이 중 홈 경기만 3번. 4연패니 안방에서 모두 패했다는 얘기다. 더 밀리면 곤란하다. 강 감독은 "홈 팬들에게 죄송하다. 빨리 연패를 끊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선수들과 함께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