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종합격투기 선수 일당이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을 통해 금 수억 원어치를 반입하려다 적발됐다. 이들은 금메달 형태로 위장한 순금을 격투기 대회 상처럼 꾸며 세관을 속이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사카부 경찰 국제수사과는 금 밀수를 주도한 김모 씨와 일본인 7명을 관세법 및 소비세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올해 1월 중순쯤 1개당 500g짜리 순금 메달 7개, 총 3.5㎏(시가 약 4억4천만 원 상당)을 일본으로 불법 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인천공항에서 운반책들에게 각각 금메달 한 개씩을 나눠준 뒤, 그들이 목에 걸거나 옷 안에 숨겨 간사이공항을 통과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은 간사이공항 세관 검사 과정에서 적발됐다. 적발 당시 일부 운반책은 "(격투기) 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받은 것"이라고 진술했으며, 실제로 메달 표면에는 각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해당 인물들 중 실제로 대회에 참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에서는 해외에서 산 금을 들여올 때 세관에서 신고해 소비세를 내야 하며, 일반적으로 밀수범들은 비과세 지역에서 산 금을 신고하지 않고 들여와 일본 내에서 소비세를 포함한 가격으로 팔아 이득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사건 발생 약 8개월 뒤인 지난달 중순 구속됐고, 이들은 검찰에 송치됐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한국에 있는 인물로부터 금 밀수를 부탁받아 작년 말부터 몇 차례 협력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은 김 씨가 일본 내 인기 격투기 이벤트 '브레이킹 다운(Breaking Down)' 출전 경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