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전 총리 계열 극우 성향…한·중 반발 우려 신중한 행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가 이웃 국가들의 반발을 우려해 극우 행보를 자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달 17∼19일 야스쿠니신사에서 열리는 추계 예대제 때 참배를 보류하는 쪽으로 논의 중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다카이치 총재가 총재 취임 후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초래할 것으로 보고 외교 문제화를 피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패전의 날이나 춘계·추계 예대제 기간 각료 신분일 때조차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온 강경 우익 성향의 정치인이다.
지난해 총재 선거 때는 "야스쿠니신사는 내가 매우 소중하게 생각해 온 장소로 국책에 따라 숨진 이들에게 계속 경의를 표하고 싶다"며 계속 참배할 의사를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다만 올해 총재 선거 때는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총재 취임 당일인 지난 4일에는 중도 보수를 지향하는 연립 여당 공명당의 사이토 데쓰오 대표가 야스쿠니신사 참배, 비자금 스캔들 대응, 과도한 외국인 배척 등 3가지 문제점을 지목하고서 "우리 당의 지지자에게 큰 불안과 걱정이 있다"며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연립 정권은 없다"고 우려를 전했다.
사이토 대표는 전날 다카이치 총재와 추가로 회담한 뒤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외국인 정책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이 있어 인식을 공유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재가 '비자금 스캔들'로 해산한 옛 아베파의 중진인 하기우다 고이치 의원을 간사장 대행으로 기용해, 여전히 양당의 골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요미우리 신문은 "전날 회담에서 연립 정권 유지를 향한 일정한 진전은 있었지만 양당 관계에 예단을 불허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