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까지 칠곡 갤러리 안나
사진가 유병욱의 개인전 '헌사와 모방, 뻔한 차용'이 갤러리 안나(경북 칠곡군 가산면 학산3길 86)에서 열리고 있다.
유 작가는 중앙대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파인아트 프린팅 전문 랩 '닥터 프린트(Dr. Print)'를 창업했다. 또한 올해 3회를 맞는 여주국제사진전(YIPF)을 설립해 전시 총감독으로도 활동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예술의 가치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삼성의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유명 작가들의 대표작을 모티브 삼아 재해석한 작업들을 초대형·고품질의 파인아트 프린트로 선보인다.
전시장에서 관객이 마주하는 풍경은 다층적이다. 촬영 장비가 스마트폰이라는 사실과 '원작이 아닌 모방과 차용'이라는 전제가 주는 부담감, 하지만 그것이 거대한 크기와 탁월한 품질로 구현돼 전시장에 당당히 걸려 있는 상황. 이 겹겹의 맥락 속에서 관람객은 필연적으로 혼돈에 빠진다. 그리고 예술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묻게 된다.
작가는 "관람객들은 그 가치가 작품 이미지 자체에 있는가, 작품을 둘러싼 전시 공간의 권위에 있는가. 혹은 작가라는 이름과 명성에서 비롯되는가, 아니면 프린트의 물질적 크기와 완성도에서 비롯되는가 등등의 질문에 빠져볼 수 있다"며 "이번 전시는 단지 사진을 보는 전시가 아니라, 예술과 이미지, 가치 판단의 구조를 다시 사유하게 만드는 철학적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10월 31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