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지원·기후 대응으로 작황 회복…출하량 늘며 가격 하락세
지난 봄 초대형 산불과 이상 기후 등으로 인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이번 추석에는 예년 같은 '사과 품귀 현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3월 안동·의성·청송·영양·영덕 등 북동부권 5개 지자체에서 발생한 산불로 사과원 1천560㏊가 피해를 입었다. 또 이 시기에는 이상 저온 현상도 겹치면서 일각에서 사과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사과 작황이 양호해 생산량이 평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추석을 앞두고 9월 출하량이 전년 대비 약 10% 가까이 늘어 사과 가격 또한 전년보다 낮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추석(10월6일)을 2주 앞둔 시점을 기준으로 사과 출하량이 전년 대비 7% 늘 것으로 내다봤다. 또 선물세트 등 주품종인 '홍로'의 경우 도매가격이 전년(5만5천700원)보다 하락한 5만3천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초대형산불 피해로 '사과주산지' 5개 시·군이 큰 피해를 입었음에도 가격 안정세가 유지된 건 지자체 차원의 적극 지원 덕분으로 풀이된다. 경북도는 산불 피해를 입은 과수 농가의 생계안정과 피해 과원 재조성 등을 위해 '과수고품질 시설현대화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해당 사업은 피해목 캐냄, 토양개량, 배수·지주·관수 시설, 묘목 식재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산불 피해 농가에 지급되는 지원금이 실제 과원 재조성에 필요한 비용보다 크게 부족함에 따라 도가 중앙정부를 끈질기게 설득, 농림축산식품부 지침 개정과 행정안전부 유권해석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사업비 254억원을 긴급 투입해 산불 피해 농가에 지원했다.
또 도는 연초부터 저온 피해 최소화를 위한 '저온 피해 경감제 지원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진, 33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기후변화에 대비했다. 산불 발생 직후에는 농식품부 및 각 시·군과 함께 산불피해지역 과수생육 현장지원단 운영 등을 추진하는 등 산불 피해 과원 관리에도 만전을 기했다.
도는 내년 사과 묘목 수급 안정을 위한 종자산업 기반 구축사업과 함께 농가형 저온저장고 설치, 과수생력화 장비 지원 사업 등을 통해 과수 농가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피해를 입은 과원을 중심으로 스마트·현대화 사업도 병행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유례없는 초대형 산불로 피해를 본 사과 농가가 힘든 시기를 이겨내며 생산한 경북 사과는 예년보다 특히 더 맛있을 것"이라며 "이번 추석에 품질이 우수한 경북 사과가 국민 여러분의 명절 식탁에 오를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