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도청하라"…美특수부대 '北 침투 작전' 폭로됐다

입력 2025-09-05 20:46:06 수정 2025-09-05 22: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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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2019년 당시 정부 관계자 등 인터뷰해 첫 보도
북한 선박과 마주쳐 전원 사살... 임무 실패 복귀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했다고 2019년 3월 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했다고 2019년 3월 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2019년 초,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승인에 따라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SEAL)이 북한 해안에 극비리에 침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통신을 도청하기 위한 장비를 설치하려 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작전은 뉴욕타임스가 전·현직 미국 정부 관계자 및 군 관계자 24명과의 익명 인터뷰를 통해 5일(현지시간) 보도하면서 세상에 공개됐다.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 특수부대는 김 위원장의 통신을 도청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하고 돌아오는 복잡하고 중대한 임무를 맡아 2019년 초 한밤중 잠수함을 타고 북한 바다로 침투했다. 감청 장치를 설치하기 위해선 직접 북한 영토에 침투해야 했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승인이 필요한 고위험 임무였다. 임무는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에 참여했던 최정예인 씰팀6(SEAL Team 6) '레드 스쿼드론'이 맡았다.

대원들은 수개월에 걸쳐 훈련을 반복했고, 임무 당일인 2019년 초 핵추진 잠수함을 타고 북한 해안 인근에 도착했다. 이후 소형 잠수정 두 척에 나눠 탄 대원들은 야간 투시경과 장비를 착용한 채 얼음처럼 차가운 바닷속으로 진입해, 해안까지 조용히 접근했다. 소형 잠수정은 해저에 정박했고, 대원들은 차례로 물속에서 나와 해안으로 헤엄쳤다. 당시 바다는 고요했고, 주변에 민간 선박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들이 해안 근처에 도달해 잠수복을 벗고 장비 설치를 준비하던 순간, 어둠 속에서 북한 선박 한 척이 모습을 드러냈다. 선박 위에서는 손전등이 수면을 비췄고, 선박에 있던 한 남성이 바다로 뛰어내리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이 상황을 '발각 징후'로 판단한 대원들은 통신이 두절된 상태로 소형 잠수정과 협의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해안에 있던 대원이 먼저 사격을 개시했다. 이어 다른 대원들도 사격을 벌였고, 북한 선박에 있던 인원 전원이 사망했다. 현장에서 총기나 군복은 발견되지 않아, 일부는 어민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후 대원들은 임무를 포기하고 소형 잠수정으로 복귀해 긴급 탈출 신호를 보냈고, 이를 수신한 미군 핵잠수함은 얕은 해역까지 진입해 대원들을 태운 뒤 현장을 이탈했다.

결국 도청 장치는 설치되지 못했고, 작전은 실패로 끝났다. 이 작전은 미국과 북한 양측 모두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당시 미 의회에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 통보 의무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전직 국가안보 관계자는 "중대한 군사작전에 대해 의회가 사후에도 보고받지 못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 백악관은 이같은 보도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2019년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은 정상적으로 개최됐지만, 두 정상은 어떠한 합의에도 도달하지 못하고 '노딜'로 마무리됐다. 이후 북한은 5월 미사일 시험을 재개했고, 북미 대화는 사실상 중단됐다. 미국은 현재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도달 가능한 약 50기의 핵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