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올여름 평균 '25.9도' 역사상 가장 더웠다…폭염에 폭우까지 오락가락

입력 2025-09-05 15: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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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폭염일수 36.1일…평년보다 21.4일 많아
장마철 짧았지만 7월 중순·8월 전반에 폭우 빈번

지난 2일 맑은 날씨를 보이는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옥상에서 시민 및 관광객들이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맑은 날씨를 보이는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옥상에서 시민 및 관광객들이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의 올여름 날씨는 역대 가장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과 폭우도 번갈아 발생하는 등 양극화 양상이 뚜렷한 특성을 보였다.

대구기상청이 지난 4일 발표한 '2025년 여름철 대구경북 기후특성'에 따르면 올여름 대구경북 평균기온은 25.9℃로, 지난해(25.6도)를 제치고 기상 관측망이 전국이 확충돼 각종 기상기록 기준이 되는 1973년 이후 가장 높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올 여름철 폭염일수는 36.1일로 평년보다 21.4일 많아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열대야 일수는 11.7일로 평년보다 6.4일 많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무더위는 통상 장마철 이후인 7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만 올해는 6월 말부터 폭염이 이례적으로 일찍 시작됐다. 실제 올해 6월 대구의 평균 최고기온은 30.6도로, 1909년 관측 이후 117년간 6월 평균 최고기온 중 가장 높았다.

이처럼 이른 무더위가 나타난 것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과 대기 상층의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정체된 고기압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열대 서태평양의 대류 활동 강화와 북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 탓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일찍 확장해 여름철 내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7월 말부터는 티베트 고기압이 우리나라 부근으로 확장해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에 의해 겹겹이 쌓여있는 상황이 벌어져 폭염이 더욱 기승을 부렸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빠르게 확장한 탓에 올해 장마도 평년보다 일찍 시작되고 일찍 끝났다. 대구경북을 포함한 남부지방은 지난 6월 19일 장마철이 시작돼 7월 1일 끝나 역대 두 번째로 짧은 장마를 기록했다.

올해 장마철 대구경북 강수량은 82.5㎜으로 평년(292.2㎜)대비 27.8% 적었고, 강수일수도 5.5일로 역대 네 번째로 적었다.

강수가 적었던 반면, 정체전선이 남북으로 진동하면서 7월 중순과 8월 전반에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7월 16~20일의 경우 대구는 누적 강수량 192.1㎜, 영천 200.9㎜ 포항 138.3㎜ 등의 폭우가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전통적 기후의 추세에서 벗어나 올해처럼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고, 강도가 더 심해지는 기후가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권원태 박사(전 APEC 기후센터 원장)는 "온실가스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며 "장마기간이 내년에도 짧을 것이라는 예측은 하기 어렵지만, 해수면 표면이 달궈져 대기 중 수증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올해처럼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나타나는 현상이 새로운 추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