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중 하나인 '쿠팡'의 물류 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이하 쿠팡으로 통칭) 물류 상하차 업무 아르바이트 후기를 전했다.
자신이 이끈 '추적단불꽃'이 조명했던 젠더 폭력을 비롯, 사회 여러 현안에 대해 페이스북으로 의견을 밝혀온 그가 많은 국민들의 생업 내지는 인기 부업 현장이면서 크고작은 산업재해 사건사고가 잇따르는 현장인 쿠팡의 속살을 몸소 체험 및 목격한 후 전한 것이기도 하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2일 오후 4시 33분쯤 페이스북에 '쿠팡 후기'라는 제목의 글 및 현장 사진들로 구성된 게시물을 올렸다. 현장에서 찍은 자신의 셀카는 알바 Before & After(전후) 콘셉트로 읽힌다.
그는 "쿠팡 알바를 하고 왔다. 새벽 1시부터 오전 9시까지 19만9천548원. 추가수당이 붙어 꽤 짭짤한 금액"이라고 밤을 새워 8시간 일한 사실 및 받은 알바비 금액을 공개했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내 SNS에 알바나 하라는 댓글이 그동안 못해도 1000개는 달렸을 것"이라며 실은 그의 SNS를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와 뉴스 댓글 등에 '20대 여성 정치인'이라는 꼬리표와 연결지어 달렸던 비난조의 반응들을 언급,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도 약국, 카페(4층짜리 통카페를 오르내리며 식탁과 화장실 청소 업무), 서빙, 전단지, 레스토랑 주방을 포함해 다양한 알바를 해봤다"면서 "알바도 안해봤을거라는 오해를 불식하고자 구태여 설명을 덧붙여본다"고 적었다.
▶이어 본격적으로 쿠팡에서 일한 후기를 적었다.

그는 "쿠팡 알바 악명이 워낙 높은 탓에 바짝 긴장을 하고 갔다. 밤 11시 55분, 졸린 사람들 틈에서 셔틀버스에 올랐다. 12시 40분쯤 도착한 물류 허브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나이대도 다양하고, 남녀 비율도 반반. 이미 친해보이는 분들도 여럿 있었다"고 풍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맡은 일은 물품 분류. 레일 위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상품들. 과자, 세제, 쌀, 가구 박스, 그리고 생수"라며 "(생수)6개짜리 4묶음을 한번에 주문한 고객에게는 잠시 원망이 스쳤다. 한숨을 한번 내쉰 후 허리와 다리에 바짝 힘을 주고 '읏-차' 들어올리고 번호에 맞게 분류를 한다. 4시간 반을 일하고 꿀같은 휴게시간이 주어졌다. 30분이 3분처럼 흘러갔다. 눈꺼풀은 천근만근에 발도 허리도 아파 집에 가고싶다는 충동이 아주 잠시 올라왔지만 조퇴를 하면 추가수당을 받을 수 없다는 현실이 그 마음을 잘 눌러냈다"고 당시 심경을 설명했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쉬는 시간이 끝나고 업무에 다시 투입되자마자 레일 위로 물건들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그 모습을 보며 올해 상반기 힘든 일들이 연이어 터진 게 잠시 스쳐갔지만, 그 생각에 잠길 틈이 없었다. 오히려 좋았다. 잡생각이 들어올 자리를 아예 주지 않는 일이 지금 내겐 필요했던 것 같다"면서 "더하여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이야기를 나눌 시간은 거의 없었지만 중간중간 시원한 물병을 툭 던져주고 가는 그 손길이, '오늘 끝나고 타이레놀 먹고 주무시면 조금 나아요'라며 조언해주는 동료의 한마디가 짧지만 따뜻한 순간이었다"고 기계처럼 돌아가는 업무 중 이뤄진 인간적 소통과 교감에 대한 소감도 덧붙였다.

그는 "그렇게 8시간을 꽉 채운 후 드디어 퇴근했다"며 "집에 오자마자 땀먼지를 씻어내고 4시간을 죽은 듯 잤다. 발이며 팔이며 다리며 안 아픈 곳이 없다. 며칠은 근육통과 살아야하겠다"면서 앞서 언급한 생수 묶음을 가리킨 농담인듯 "결론, 물과 음료수는 그때그때 조금씩 구매해서 드시면 참 좋겠다"고 적으며 글을 마쳤다.

한편, 박지현 전 위원장이 한 쿠팡 물류 상하차 업무는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6월 19일 0시 27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정청래 VS 박찬대' 구도로 펼쳐졌던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과 관련해 정청래 후보(현 대표)를 지지하자 받은 일각의 비판을 두고 "제가 감내하겠다. 그런데, 목에 칼이 들어와도, '쿠팡' 가서 화물 상하차 하더라도, 그런 협박이 현실이 되면, 그냥 제가 감수하면 되잖는가. 감수하겠다"라고 적으며 언급, 의도치 않게 해당 업무나 직종에 대한 비하 뉘앙스를 보인 건 아닌지 시선이 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