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후 질서 설계했다" 주장
'국공합작' 부각했던 10년 전과 판이
미래질서·영토 야망 포석이라는 분석
중국이 전승절 열병식을 앞두고 체제 우월성을 다지는 '역사 수정'에 나섰다. 항일 승전의 공훈을 '공산당'에 부여하고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를 주도한 것도 중국이라는 자평이다. 대만과 남중국해 일대 영유권 주장 강화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 군사과학원이 최근 편찬한 '중국 항일전쟁사' 개정 증보판에는 중국공산당이 '중류지주(中流砥柱·확고한 기둥)'라는 내용이 적혔다고 1일 홍콩 명보 등이 보도했다. 중국공산당이 항일전쟁의 주축이었다는 주장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지난달 27일 "공산당이 항일전쟁의 최종 승리에 중추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수행했으며 민족 부흥을 이끄는 핵심 세력으로 거듭났다"고 강조했다.
이는 항일전쟁의 주력군이 장제스가 이끈 국민당 계열이라는 기존 주류 역사 인식과 배치되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10년 전 '항일 승전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중국과 대만이 일제 침략에 맞서 함께 싸웠다"는 '국공(國共·국민당과 공산당)합작'을 부각했던 터다. 당시 참전했던 국민당 노병을 열병식에 초청하기도 했다.
중국의 '역사 수정' 움직임은 일시적이지 않다. 지난 5월 러시아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중국공산당의 강력한 지도 아래 중국 인민은 용감히 싸워 항일전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고 말하기도 했다.
명백한 역사 왜곡이라는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 측 대표는 장제스 중화민국 국민정부(현 대만) 주석으로 1943년 카이로 선언과 1945년 포츠담 선언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사회주의 체제의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이 수립된 것이 1949년이니 앞뒤가 맞지 않다는 반박이다.

중국의 이런 역사 수정에는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과 남중국해 일대의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이번 열병식을 통해 2차 세계대전에서 서방의 인식보다 더 큰 역할을 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남중국해와 대만에 더 큰 영유권을 주장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도 "시진핑 국가주석이 열병식 연설을 통해 중국이 일본을 패퇴시키고 전쟁 결과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할 것이고, 중국 내부의 민족주의적 자부심을 높이려 할 것"이라며 "시진핑은 열병식을 통해 자국 내 권위를 공고히 하면서 중국이 역사의 정당한 계승자이자 내일의 질서를 설계할 것임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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