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상하이협력기구 안보대응센터·개발은행 설립"

입력 2025-09-01 16:59:58 수정 2025-09-01 17:46:11

러·인도 등 20여국 모인 SCO 정상회의 연설
"WTO 수호해 공정한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
환영 만찬에선 "글로벌사우스 힘 결집할 것"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TASS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TASS 연합뉴스

중국·러시아가 주도하는 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지난달 31일 개막해 1일 폐막됐다. 좌장 역할을 하는 중국은 회원국의 협력 강화를 위해 SCO 내에 안보 위협 대응기구와 개발은행을 만들기로 했다. 또한 유엔 주축의 국제 시스템과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한 다자 무역 체제 수호, 합리적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안보 위협 대응기구·개발은행 설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SCO 정상 이사회 제25차 회의 연설에서 "안보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는 종합 센터와 마약 대응 센터를 조속히 가동하고, SCO 개발은행을 건설해 회원국의 안보·경제 협력에 더 힘 있는 지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 시스템과 세계무역기구(WTO)를 주축으로 하는 다자 무역 체제를 수호하고,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보편적으로 이로운 경제 세계화를 제창해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SCO 회원국에 대한 중국의 투자액이 840억달러(약 117조원)를 넘어섰고, 개별 회원국과 중국의 연간 양자 무역액이 5천억달러(약 696조원)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투자를 필요로 하는 SCO 회원국을 대상으로 단기 자금 등을 지원하는 100건의 '작지만 아름다운'(小而美) 민생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20억위안(약 3천900억원)을 무상 원조하고, 향후 3년 동안 은행 연합체 회원 은행에 100억위안(약 1조9천500억원)의 신규 대출을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 주석은 "올바른 2차대전 역사관을 발양하고 냉전적 사고방식과 진영 대결, 괴롭힘 행동에 반대해야 한다"며 미국을 우회 비판하기도 했다.

1일, 중국 톈진 메이장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포토 세션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길을 안내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1일, 중국 톈진 메이장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포토 세션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길을 안내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글로벌사우스 힘 결집할 것"

시 주석은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힘 결집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 톈진 메이장(梅江)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SCO 정상회의 환영만찬 연설에서 "이번 정상회의는 모든 당사국 간의 합의를 도출하고, 협력의 동력을 이끌며, 미래 발전 청사진을 제시하는 중요한 사명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SCO는 설립 이래 줄곧 상하이정신을 고수하고 단결과 상호 신뢰를 공고히 했다"면서 "실질 협력으로 국제 및 지역 문제에도 적극 참여해 새로운 형태의 국제관계와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을 촉진하는 중요한 힘이 됐다"고 소개했다.

앞서 시 주석은 SCO 참석을 위해 방중한 정상들과 회담도 이어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모하메드 무이주 몰디브 대통령,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등과 잇달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특히 국경 분쟁 등 갈등을 빚어온 중국과 인도가 '협력 강화' 메시지를 냈다. 시 주석은 "국경 지역의 평화·안녕을 함께 수호해야 하고, 국경 문제가 전체 중국-인도 관계를 정의하게 해선 안 된다"면서 "다자 협조를 강화하고 공동의 이익을 지키며, 세계 다극화와 국제 관계의 민주화를 함께 추동해 아시아는 물론 세계 평화·번영에 공헌해야 한다"고 했다. 모디 총리는 "인도와 중국은 파트너이지 적수가 아니고, 공동인식이 이견보다 훨씬 크다"며 "인도는 장기적 각도에서 양국 관계를 대하고 발전시키고 있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