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판문점 때처럼…경주 APEC서 韓北美 3자 회담 성사되나?

입력 2025-08-26 19:02:29 수정 2025-08-26 19:45:59

트럼프 "무역 회의차, 갈 수 있다고 본다"
이재명 "지구상 유일 분단국의 평화 만들 분"
韓美 이해관계 맞아 떨어지지만, 北 냉담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며 함께 웃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며 함께 웃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북한-미국의 3자 정상회담이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에 다시 성사될지 화제가 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웨스트윙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APEC 관련 대화 때문이다. 한·북·미 3자 정상회담은 문재인 정권 당시 한차례 열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 기자의 질문에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난 무역 회의(trade meeting)를 위해 곧 한국에 갈 것 같다. 한국이 무역 회의를 주재한다"고 덧붙였다.

APEC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다자 경제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라는 점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무역 회의가 APEC 정상회의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는 또 첫 임기 때인 2017년 한국을 방문해 국회에서 연설한 경험을 거론하고서는 "난 연설을 즐겼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인 한반도에 평화를 만들어 줄 유일한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이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지난 문재인 정부 때의 판문점 3자 회담처럼 한·북·미 정상들이 다시금 만날 특별한 이벤트를 한번 더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과의 대화에 의욕을 보였다. 26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연내 회담에 의욕을 보였고,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해 협력한다는 방침에 (이재명 대통령과 의견이) 일치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같은 날 분석 기사를 통해 "정권 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했다"며 "노벨평화상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연내에라도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다"고 해설했다.

한국과 미국의 이해 관계는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문제는 북한이 어떻게 나올 지다. 북한은 현재 미국의 손짓에는 묵묵부답, 한국을 향해서는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선뜻 미국과의 직접 대화에는 선을 그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