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승계]현물출자, 양도소득세, 특정법인과의 거래

입력 2025-08-18 15:28:38

자동차부품업체인 ㈜A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62) 씨는 가업승계는 천천히 준비를 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직장을 다니고 있는 아들이 아직까지는 회사를 물려받을 생각이 없어서다. 다만, 가업승계를 위한 준비는 미리 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김씨의 고민은 공장 부동산에 있다. 공장 부동산은 김씨 개인이 소유를 하고 있으며, ㈜A사에 임대를 주고 있다. 만약 가업승계를 한다면 공장 부동산은 제외되어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다.

◆개인기업 법인전환 미리 해야

김씨가 경영하고 있는 ㈜A사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로 매출액은 연간 약 120억원, 영업이익은 약 7억원 정도다. 2024년 기준 총자산 65억원, 총부채 3억원으로 순자산은 62억원이다. ㈜A사의 사업장은 김씨 개인 소유다. 김씨가 당초 개인기업 A사를 운영하고 있다가 법인전환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시 기장을 담당하고 있던 세무사가 공장 부동산을 현물출자로 법인전환을 하면 복잡하다면서 차라리 ㈜A사를 신규 설립하고, 공장은 김씨가 ㈜A사에 임대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

김씨는 ㈜A사로부터 매월 임대료로 약 1천800만원을 받고 있다. 김씨가 ㈜A사로부터 받는 급여까지 합하면 종합소득세도 만만치 않다. 김씨는 개인기업 A사를 현물출자로 법인전환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 김씨가 소유하고 있는 공장 부동산은 부동산 임대업으로 가업승계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만약 아들에게 ㈜A사를 가업승계로 물려준다면 공장 부동산이 없는 반쪽짜리 기업을 물려주는 셈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개인 재산도 상당한 김씨는 공장 부동산에 대한 상속세도 고민이다.

김씨가 소유한 공장 부동산의 감정가격은 34억원으로 평가됐다. 공장 부동산을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김씨가 ㈜A사에 공장을 매각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A사는 약 25억원의 대출을 받아야 매수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 ㈜A사가 대출을 받는 것은 김씨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 만약 아들에게 ㈜A사를 가업승계로 물려준다면 대출 없이 재무구조가 탄탄한 상태로 물려주기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씨가 매각대금을 받는다면 상속재산에 합해져 나중에 상속세 문제도 고민거리다.

◆부동산 현물출자시 주가 고려해야

김씨가 공장 부동산을 ㈜A사에 현물출자를 하는 방법이다. 현물출자를 한다면 ㈜A사가 대출을 받지 않아도 되고, 현물출자로 김씨가 받은 주식은 나중에 아들에게 가업승계로 물려주면 된다. 현물출자란 회사의 설립 또는 신주 발행 시에 부동산, 유가증권, 특허권 등 금전 이외의 자산을 출자하여 주식을 배정 받는 것을 말한다.

허수복 전문위원은 "법인에 대한 현물출자는 양도에 해당하기 때문에 김씨가 공장 부동산을 ㈜A사에 현물출자를 한다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7억5천만원에 취득한 공장의 감정가격은 34억원으로 양도차익은 26억5천만원이다. 김씨가 공장 부동산을 소유한 기간은 25년이 넘는다. 따라서 장기보유 특별공제율 30%에 해당하는 7억9천500만원을 양도차익에서 공제받는다. 그러면 양도소득금액은 18억5천500만원이다. 여기서 양도소득 기본공제 250만원을 빼면 18억5천250만원이 양도소득 과세표준이다. 최고세율인 45%가 적용돼 7억6천700만원이 조금 넘는다. 지방세 10%를 더하면 김씨가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는 총 8억4천400만원이 조금 넘는다. ㈜A사가 취득세도 내야 한다.

박시호 전문위원은 "김씨가 공장 부동산을 현물출자한다면 액면가인 1만원이 아니라 시가로 주식을 인수해야 한다"며 "현물출자를 할 때 주식 등을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인수하거나 시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인수함으로써 주주 등이 이익을 얻을 경우 현물출자에 따른 이익의 증여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현물출자에 따른 이익의 증여는 현물출자자와 현물출자자 외의 주주 등과의 특수관계 여부에 관계없이 증여세를 과세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상 비상장주식의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른 ㈜A사의 1주당 주식가격은 62만원이다. 따라서 김씨가 만약 공장 부동산을 현물출자한다면 1주당 주식인수가격은 62만원으로 해야 한다. 현물출자는 김씨가 양도소득세를 부담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공장 부동산 보유 또는 처분에 따른 매각대금 수수로 인한 상속세 고민도 해결된다.

◆증여 시 특정법인과의 이익증여의제 고려

다른 방법은 김씨가 공장 부동산을 ㈜A사에 증여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A사는 공장 부동산의 감정가격 34억원을 증여받아 수증이익 34억원이 생긴다. 수증이익 34억원에 대해 단순 계산하면 법인세율 19%에 해당하는 6억4천600만원을 법인세로 내면 한다. 현물출자를 할 경우 양도소득세 8억4천400만원보다 1억9천800만원이 더 적다. 세금 측면에서 보면 현물출자보다 증여가 더 유리하다. 그리고 세금도 김씨가 내는 것이 아니라 ㈜A사가 낸다는 차이점도 있다.

박현철 전문위원은 "김씨가 공장 부동산을 ㈜A사에 증여를 한다면 법인세 외에 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의제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배주주와 그 친족이 직접 또는 간접으로 보유하는 주식보유비율이 100분의 30 이상인 법인을 특정법인이라 한다. 이 특정법인이 지배주주의 특수관계인과 재산을 무상으로 제공받을 경우 그 특정법인의 이익에 특정법인의 지배주주 등이 직접 또는 간접으로 보유하는 주식보유비율을 곱해 계산한 금액을 그 특정법인의 지배주주 등이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 다만, 증여의제이익이 1억원 이상인 경우로 한정한다.

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를 계산한 결과 딸과 아들은 증여의제이익이 1억원 미만으로 증여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 배우자인 이○○의 증여의제이익은 약 2억7천540만원이나 배우자의 증여재산공제 6억원을 적용하면 세금이 없다. 김씨의 증여의제이익은 자기증여에 해당해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세금 등을 고려하면 김씨가 공장 부동산을 ㈜A사에 증여를 하는 것이 제일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매일신문 가업승계지원센터 전문위원단〉

▷허수복 퍼시픽경영자문 대표(매일신문 가업승계지원센터장)
▷박시호 박시호세무회계사무소 세무사
▷박현철 참회계법인 회계사
▷방효준 명인노무사 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