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융합학과, 개설·폐지 빈번…운영 안정성 확보 필요

입력 2025-08-18 09:56:24

한국교육개발원, 개설률은 수도권 높고, 폐지율은 비수도권 높다
융합학과, 공학계열 편중·비수도권 폐지율 높아
강의 방식·교원 구조·취업 지원까지 개선 과제 산적

경북대 전경
경북대 전경

대학의 융합학과가 개설과 폐지가 잦고, 특히 비수도권 대학의 폐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학계열에 편중된 운영과 높은 비전임교원 비율, 강의식·상대평가 중심 수업 등 교육과정 개선 과제도 드러났다.

18일 한국교육개발원의 '대학의 융합교육, 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4~2023년) 대학의 융합학과 수는 2014년 100개에서 2023년 557개로 늘었고, 전체 학과 대비 비율도 0.8%에서 4.4%로 상승했다. 반면 폐지율은 2014년 13.0%에서 2023년 30.9%로 높아졌다.

지역별로 보면, 2023년 기준 수도권 대학의 개설률이 5.5%로 비수도권 대학 4.4%보다 높았다. 반면 폐지율은 비수도권이 4.1%로 수도권 3.0%보다 높았다. 특히 2019년 이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개설률 격차가 확대됐다.

전공계열별로는 공학계열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2014~2023년 개설된 융합학과 중 '컴퓨터·통신' 분야가 가장 많았고, 세부적으로는 정보·통신공학 228개, 응용소프트웨어공학 186개, 전산학·컴퓨터공학 175개였다. 사회·인문·자연·예체능계열에서도 교양인문학(86개), 기타디자인(108개), 교양사회과학(62개) 등 일부 분야에서 개설이 늘었다.

담당 교원 구성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2022년 기준 전공 실험·실습의 경우 전임교원 비율이 59.3%로 낮았고, 비전임교원 비율은 28.2%로 전체학과 평균(15.1%)보다 높았다.

강의 방식은 일반 강의식 수업 비율이 전공 이론 94.2%, 전공 실험·실습 89.8%에 달했고, 평가 방식은 상대평가 비율이 전공 이론 72.7%, 전공 실험·실습 56.7%로 절대평가보다 높았다.

신입생 충원율을 보면, 융합학과는 2014년 99.9%로 전체학과(97.8%)보다 높았으나, 2019~2022년에는 전체학과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2023년에는 96.7%로 다시 전체학과(95.9%)보다 소폭 높았다.

졸업생 취업률은 전반적으로 융합학과가 높았다. 특히 최근 5년간(2018~2022년) 평균 취업률은 융합학과 67.9%, 전체학과 60.9%였다. 특히 사회계열에서 2019년 78.2%, 2021년 80.3% 등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공학계열도 전체학과 대비 우위였다.

보고서는 융합학과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 질 관리, 대학 간 자원 공유와 협력 문화 조성, 기초역량강화형·문제해결형·취업연계형 등 다양한 융합교육 모델 개발 필요성을 제시했다. 또한 교양 교과목과 절대평가 확대, 교원의 융합교육 역량 강화 및 협력·교류 활성화 방안을 권고했다.

유예림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대학 융합 교육의 안정적 운영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융합학과의 질 관리 체계를 체계적으로 마련·실행할 필요가 있다"며 "대학 특성과 수요자의 요구를 고려한 융합 교육의 방향과 목표 재정립, 다양한 융합교육 모델 발굴·실천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