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달러 방위비 청구서 내미는 트럼프

입력 2025-08-03 19:07:12 수정 2025-08-03 19:39:29

정상회담서 대통령에 직접 요청 전망…전작권 환수 등도 테이블에 오를 듯

이재명 한국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중에 만날 예정이다. 연합뉴스
이재명 한국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중에 만날 예정이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간의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조만간 100억달러 상당의 방위비 분담금 청구서가 날아들 것이라는 전망이 미국 유력 인사들의 발언을 통해 나오고 있다. 방위비 분담금 청구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중에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1일(현지시간) 연구소 홈페이지에 올린 보고서에서 "트럼프는 이번 관세 합의에 대한 보상으로 향후 '2주 이내에' 이재명 대통령이 처음으로 백악관을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두 정상은 또 무역과 직접 관련되지는 않지만 연계된 다른 문제들, 예를 들어 한국이 매년 약 10억달러(약 1조4천억원) 규모로 내는 방위비 분담금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새 분담금 협정 같은 이슈에 대해서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1기 정부 때 핵심 참모였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3일 국내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에서 해 온 발언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미국은 모든 동맹국가들이 국방비를 더 많이 지출하기를 원한다"며 "한국에 그런 요구를 현실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또,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100억달러(한화 약 13조원)' '머니 머신'(돈 찍는 기계)' 발언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이달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방위비 분담금과 연계해 주한미군 역할 및 규모, 성격 재조정 문제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등에 대한 논의도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한미 외교장관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미 동맹을 어떻게 미래 지향적·포괄적 동맹으로 업그레이드(상향)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 일치가 있었다"고 밝혔다.

중국을 대하는 태도는 여전히 한미 간의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어, 새로운 뇌관이 될 수도 있다. 고위급 회담 직후 미 국무부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미의 공동 노선을 강조한 반면 한국은 동맹국이라도 완벽한 의견 일치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