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병합 방안 '만지작'

입력 2025-07-30 16:07:11

"네타냐후, 각료들과 협상 결렬시 부분병합 검토 논의"
'두 국가 해법' 정면 위배, 英·佛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가자지구 병합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연합뉴스
가자지구 병합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연합뉴스

휴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든 가운데 이스라엘 내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접점을 찾을 수 없다면 가자지구 병합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방적인 점령은 국제사회가 지지하는 '두 국가 해법'을 위배하는 동시에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들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 일각에서 가자지구 병합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집권당인 리쿠르당의 모셰 사다 의원은 "앞으로 일어날 일은 가자지구를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정복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식량을 배급할 것이며, 분명히 우리의 형제·자매(인질)들을 송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가자지구 점령을 공공연히 언급해온 연립정부 내 극우파도 강경론을 펴고 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가자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재건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며 "이스라엘에서 분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여권 내 개별적인 목소리에서 나아가 가자지구 병합에 대한 내각 차원의 검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네타냐후 총리가 전날 일부 각료들과의 회의에서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해 가자지구를 부분적으로 병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병합은 평화로운 공존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두 국가 해법'에 반하는 조치여서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나아가 이스라엘 인질들을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도 있다.

가자지구 휴전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도 더욱 커지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이 오는 9월까지 가자지구 휴전에 동의하지 않으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24일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구호품 제공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으며 오는 9월 유엔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