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육선엽·한화 황준서 등 장충고 독수리 5형제 혹독한 성장통

입력 2025-07-30 13:35:09 수정 2025-07-30 18:29:03

작년 1라운드 3명 등 5명 모두 프로 입성
육선엽, 황준서, 김윤하가 1라운드 지명자
셋 모두 프로 무대에서 고전, 성장통 앓아

삼성 라이온즈의 육선엽.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육선엽. 삼성 제공

많은 야구 꿈나무가 프로야구 선수를 꿈꾼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는 건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힘들다. 그런 관문을 뚫은 한 고교 동기들이 프로 무대에서 힘겨운 적응기를 거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독수리 5형제'. 예전 TV에서 방영했던 어린이 만화영화(요즘 말로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얘기가 아니다. 지난해 서울 장충고 야구부엔 이런 별명이 따라다녔다. 육선엽, 황준서, 김윤하, 조동욱, 원종해 등 수준급 3학년 투수를 한 데 묶어 그렇게 불렀다.

삼성 라이온즈의 육선엽.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육선엽. 삼성 제공

지난 시즌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다시 한 번 화제를 뿌렸다. 5명 모두 프로 입성에 성공했다. 특히 독수리 5형제 중 무려 3명이 1라운드에서 이름이 불렸다. 왼손 투수 황준서는 전체 1순위로 한화 이글스, 육선엽은 4순위로 삼성 라이온즈, 김윤하는 9순위로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남은 둘도 프로 입성에 성공했다. 장신(키 190㎝)인 왼손 투수 조동욱은 2라운드에서 한화의 부름을 받았다. 동기 황준서와 한솥밥을 먹게 된 셈. 사이드암 원종해는 7라운드에서 NC 다이노스가 지명했다. 높은 순번은 아니지만 지명받은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었다.

한화 이글스의 황준서. 한화 홈페이지 제공
한화 이글스의 황준서. 한화 홈페이지 제공

하지만 프로 무대의 벽은 역시 높았다. 지명을 받기도 어렵지만 프로에 와서 제 자리를 잡기는 더 어려웠다. 가장 늦게 지명된 원종해는 2년 차인 올 시즌에도 2군에서만 뛰었다. 1라운드에서 지명받은 셋도 고전 중이다.

육선엽은 삼성이 선발감으로 기대를 거는 오른손 투수. 190㎝ 장신에서 내리꽂는 속구가 인상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첫 시즌엔 기대에 못 미쳤다. 11경기에 나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했다. 구속도, 제구도 모두 뜻대로 되지 않았다.

키움 히어로즈의 김윤하. 키움 홈페이지 제공
키움 히어로즈의 김윤하. 키움 홈페이지 제공

지난 겨울 호주 유학을 떠나 담금질에 들어갔다. 호주야구리그 브리즈번 벤디트에서 뛰며 단련했다. 구속은 시속 150㎞을 넘나들 정도로 올랐다. 하지만 아직 안정감을 주긴 부족한 상태. 30일 경기 전까지 20경기에 등판해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2에 그쳤다.

특히 29일 한화전(9대2 삼성 승) 모습은 아쉬웠다. 팀이 9대0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랏지만 2피안타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세 타자를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강판됐다. 이 때문에 불펜을 1명 더 소비해야 했다.

한화 이글스의 조동욱. 한화 홈페이지 제공
한화 이글스의 조동욱. 한화 홈페이지 제공

황준서는 전반기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선전했다. 평균자책점은 3.15. 프로 2년 차를 맞아 기량이 꽃을 피우나 싶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5선발로 보직을 고정해주자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23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1이닝 4피안타(3피홈런) 4실점으로 무너졌다.

동기 육선엽이 나섰던 29일 경기에 황준서도 등판했다. 선발투수여서 육선엽보다 먼저 마운드에 섰다. 하지만 1회초부터 흔들렸다. 홈런을 맞는 등 2실점했다. 결국 2⅔이닝 만에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3실점을 기록한 채 강판됐다. 제구가 불안했다.

NC 다이노스의 원종해. NC 제공
NC 다이노스의 원종해. NC 제공

김윤하가 겪는 성장통은 육선엽과 황준서보다 더 아프다. 꾸준히 선발로 나설 기회를 받고 있지만 성적은 좋지 않다. 자신이 부족한 탓도 있으나 팀 전력까지 약해 승수를 쌓기는커녕 연신 고배를 마시고 있다. 27일 NC전에선 6이닝 6피안타 7실점(1자책점)을 기록하며, 무려 16연패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