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플러스] 도수치료는 단순한 손기술이 아닌 과학

입력 2025-06-25 06:30:00

틀어진 몸의 통증, 약 아닌 손으로 잡는다
약 640개의 골격근 쌍을 이뤄서 위치…한 방향 사용 인한 불균형 통증 증가
손 이용해 변형된 척추·관절 등 교정…몸 균형 잡고 수술치료·약물 최소화

김현직 K신경과의원 원장이 환자에게 도수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K신경과의원 제공.
김현직 K신경과의원 원장이 환자에게 도수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K신경과의원 제공.

인간에게는 대략 640개의 골격근이 있다. 대부분의 근육이 좌우대칭의 양측성 근육이므로 320쌍의 근육을 가지는데 심장근이나 호흡근, 내장근까지 모두 합하면 우리 몸무게의 45%를 차지하는 중요한 장기다. 이는 206개의 뼈와 100여개쯤 되는 관절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중요한 장기인 근육도 병이 든다. 육체노동이 줄어든 21세기에는 없어질 줄 알았지만 끝내 사람들을 괴롭히는 질병 중 하나가 근골격계 질환이다. 필연적으로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로 현대사회에서도 몸에서 일어나는 불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기도 한다.

최근 이러한 불균형을 잡는 방법으로 '도수치료'를 권하는 경우가 늘었다. 김현직 K신경과의원 원장은 "근골격계에서 우리가 느끼는 통증은 근육, 뼈, 관절의 이상에서 오는데, 이는 불균등한 사용으로 인한 불균형에서 발생한다"고 말한다.

◆ 불균형이 부르는 통증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2족 직립보행과 손으로 도구를 쓰는 쪽으로 진화했다. 이 때문에 필연적으로 불균형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특히나 농경사회에 진입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 심화됐다. 농경시대가 지나 현대 사회에 와서는 서비스업, 특히 식당, 미용, 간병 등 업종의 종사자들이 불균형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여기에 더해 골프, 테니스, 탁구, 야구, 배드민턴 등 한 방향으로 운동을 지속하는 경우도 늘어나다 보니 관절 사용 불균형으로 늘어나는 통증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김현직 원장은 '골반 틀어짐'을 예로 들어 이를 설명한다. 골반은 꼬리뼈와 더불어 천장관절을 만들고 대퇴골와 더불어 고관절을 만든다. 그 꼬리뼈 위에 척추가 얹혀저 있고 그 고관절 밑에 무릎관절과 발목관절이 연결돼 있다.

그래서 이 골반이 어느 쪽이든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아래위로 움직이면 허리와 고관절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으며 역으로 발목이나 무릎 수술 후 변형된 관절 움직임은 다시 골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술후 다양한 합병증을 야기한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엑스레이(X-ray) 사진을 보면 뼈가 제일 먼저 눈에 보여서 사람들은 뼈가 옆으로 기울어져 보이면 뼈 자체가 잘못 됐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근육과 신경 때문일수도 있다"며 "근육과 신경이 반복적으로 쓰이면서 만들어 낸 결과물이 틀어진 뼈의 정렬"이라고 말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통증을 무시하지 말라

통증은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몸이 보내는 일종의 경고 신호다. 이를 무시하고 계속 쓰다보면 결국 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통증이 쌓이고 쌓이다보면 결국 큰 병을 부르게 된다는 게 김현직 원장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진료실에서 많은 환자분들이 큰병원에서 검사한 MRI 를 들고 와서 디스크 라고 애기를 하면서 말씀들을 하시는데 그건 통증의 결과이지 원인은 아니라고 본다"며 "그래서 환자에게 왜 디스크가 생기게 되었는지 차분하고 꼼꼼하게 물어보는데, 대부분 해답은 환자 스스로가 얘기를 하시거나 선천적인 문제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인간의 몸은 회복능력이 있기 때문에 가벼운 통증은 며칠 쉬고 나면 괜찮아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통증이 반복되고 지속된다면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원인을 찾아야 한다.

◆ 도수치료, 약물 사용 최소화를 위한 방법 중 하나

도수치료는 척추 및 근골격계 관절에 특화된 재활치료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물리치료사나 의사에 의해 진행되며, 근육, 뼈 구조, 신경계 등 해부학과 생리적 지식을 바탕으로 전문치료사가 손을 이용해 변형된 척추나 관절 등을 교정해 원래 상태로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치료방법이다.

역사는 꽤 오래됐다. 의학계가 주목하기 시작한 시점이 20세기 초 제임스 멘넬(James Mennell)과 에드거 시리악스(Adgar Cyriax)가 영국 런던 의학계에 '관절 도수교정법'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한 이래 그들의 자식들과 후학이 계속 계승발전 시켜 나가고 있다.

진통제, 마취제, 수술치료 등 통증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편리한 수단이 생기면서 도수치료는 관심에서 점차 멀어지다가 다시 각광받기 시작한 데에는 결국 편리한 수단만으로는 통증에서 해방될 수 없다는 점 때문이라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신경과 전문의지만 도수치료를 배운 이유는 약물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을 찾던 중 배운 대체의학의 분야였다"며 "약물이든 도수치료든 어느 하나가 우월하다기 보다는 이를 조화롭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모든 치료법들이 경험에 의해 어느정도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까지 이런 치료법들이 유지되어온 것이지 효과가 전혀 없었다면 벌써 사라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움말 김현직 K신경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