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김천 성의 중·고교 졸업 후 상경…서울 무역회사에서 사회생활 첫 걸음
2002년 (주)고척운수 대표이사 취임, '서민의 발' 마을버스…여건 어렵지만 애착 많아
2012년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체 가나환경(주) 운영…시민들과 직접 대면 많아
'있을 때 나누자'…시흥 1%나눔, 고향 사랑 기부, 농촌 일손 돕기 등 나눔봉사 실천 앞장서
배무섭(66) 재경 김천향우회장은 고교 졸업과 함께 고향을 떠나 수도권에서 업력을 쌓은 출향 기업인이다. 그는 1980년대 말부터 서울에서 마을버스 운송업체 (주)고척운수를, 2012년 부터는 경기도 시흥에서 생활폐기물 수거운반 업체인 가나환경(주)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내가 가진 것부터 나누자'는 마음으로 나눔봉사 활동에 앞장선다는 배 회장은 작년 11월 재경 김천향우회장에 취임, 향우회원들과 함께 고향 사랑 기부·농촌 일손 돕기 등에 앞장서고 있다.
- 고향 김천에서 일찌감치 상경하셨다.
▶고교(김천 성의고) 졸업하자마자 상경해서 무역회사에 취직했습니다. 회계 담당으로 7년 정도 일했는데, 회사 대표가 저를 좋게 봐주셨는지 중요한 일들을 많이 맡기셨어요. 그 때 경험들이 훗날 사업을 하면서 자양분이 된 것 같습니다. 인생에서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는 교훈을 갖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 현재 마을버스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 지분 참여로 시작했던 (주)고척운수에서 2002년부터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고척운수는 서울시 구로구 마을버스 운영 업체입니다. 이전 회사에서 회계 담당으로 일한 경험과 영업 경험이 버스 회사 운영에 큰 보탬이 됐습니다. 당시 마을버스 요금이 200원 정도였는데, 서울 시내 마을버스 운영업체가 160여 곳에 이를 정도로 수요가 넘쳐나던 시절이었습니다. 지하철 역과 시내버스 정류장 등을 오가면서 대중교통 접근이 취약한 마을을 잇는 마을버스는 말 그대로 '모세혈관' 같은 서민 교통망입니다.
- 서울시 마을버스 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을 역임하셨다. 현재 업계 상황은?
▶2006년 서울시 마을버스 운송사업조합 4대 이사장으로 선출돼 3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고척운수가 업계에서 모범업체로 평가받은 덕분에, 단독 출마로 이사장에 선출됐던 것 같습니다. 160개 마을버스 회사 대표로서, 당시 업계 숙원사업이던 마을버스 공영차고지 마련과 마을버스조합 사옥 건립 등을 한 일이 보람으로 기억됩니다.
하지만, 마을버스 업계는 이후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하철 노선 확충과 도심 재개발 등으로 마을버스 노선이 사라지고,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주하는 인구가 늘면서 자가용 운전자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현재 마을버스 업계는 노선 감소, 미흡한 요금 현실화, 운전기사 수급난과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 등의 문제로 어려움이 여전한 상황입니다.
- 생활폐기물 수거운반 업체도 운영 중이다.
▶2012년 경기도 시흥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인 가나환경(주)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환경분야 업종에 발을 들여놓게 됐습니다. 기존 마을버스 사업은 갈수록 수익성이 어려워지고 있었기 때문에 돌파구를 찾던 차에, 이쪽 분야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가정, 상가 등에서 배출하는 생활쓰레기, 재활용품 등을 차량으로 수거해서 소각장이나 매립장, 분리수거장까지 운반하는 일이죠. 마을버스 운행 할 때도 많은 보람을 느꼈지만, 이 업종도 시민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보니 보람이 컸어요. 현재 직원이 50여명인데 생활폐기물 수거운반 뿐 아니라, 가로 청소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흥시 인구가 60여만명인데, 우리같은 환경업체는 11곳이 됩니다. 배곧신도시가 조성되고 시흥시 인구가 늘어나면서 생활폐기물 배출량도 늘어났습니다.

- (사)한국생활폐기물중앙회 감사를 맡고 계신데
▶전국에는 700여 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 업체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국생활폐기물중앙회는 이 업체들을 대표해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환경부 등 정부 부처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분야는 규제가 다양하고, 주민 민원 소지도 많은 만큼, 중앙회 역할이 중요합니다.
페트병, 금속캔 등 재활용 가능 자원과 음식물 자원, 종량제 쓰레기 등 생활 폐기물의 자원 순환을 촉진할 수 있도록 정부, 지자체와 소통하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하면 생활폐기물 배출에 있어 주민 의식 수준도 매우 높아진 점은 실감합니다.
- 나눔 봉사에 앞장서고 계시는데
▶생활폐기물 업체를 운영하다보니 지역민들과 더욱 밀착하게 됐습니다. 취약지역 관리 ·올바른 배출 문화 조성을 통한 자원순환 활성화와 함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후원·재능기부에 노력하게 됐습니다.
아울러 태풍, 폭우 등 각종 재해재난시 적극적인 지원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수해로 인한 침수 가구 피해 복구 지원, 2019년에는 태풍 '링링' 으로 인한 피해 복구 지원 등 꾸준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흥시 1%복지재단을 통해 매월 정기후원(연 15회 이상)을 하고 있고, 매년 명절과 연말연시 지역 내 소외계층을 후원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저소득층 가구 주거환경개선에 동참하는 등 재능기부(연 10회 이상)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집 안에 폐기물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생활하는 주민의 집을 깨끗하게 청소해주는 봉사를 한 적도 있습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가나환경(주)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시흥시장 및 국회의원 표창을 5차례 수상했습니다.
- 고향 김천에 대한 애향심이 투철하시다.
▶'내가 먹고 남는 걸 나눌 것이 아니라, 있을 때 나누자'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재경 김천향우회장직을 맡은 이후, 향우회 회원 300여명이 고향을 위한 다양한 기부와 봉사 활동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출향 기업인들이 김천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기부금 전달을 이어하는 '챌린지'를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수천만원의 거액을 쾌척하는 분도 계시고, 몇백만원을 내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또 김천시와는 5천만원의 고향사랑기부 약정을 하고 기부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양파 수확 등 일손 돕기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설·추석 명절을 앞두고는 경기가 어려운 고향을 찾아가 과일·어물 등 장보기 행사도 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가난한 농사꾼의 자식으로 태어나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향우회원끼리 친목만 다질 것이 아니라, 고향을 위해서 다양한 나눔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 고향 후배 청년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과거처럼 대학 졸업장이 내 미래를 보증하는 세상은 더이상 아닙니다. 공부에 탁월한 성위가 있다면 모르되, 아니라고 생각되면 전문적인 기술을 배워서 그 분야로 나아가는 게 훨씬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자기 개발을 게을리하지 말고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 자신의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제가 농촌 봉사활동을 가보니 농업 분야도 앞으로 유망하다고 생각합니다. AI, 자동화 설비 등을 농사에 접목하면 고부가가치 농업이 얼마든지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댓글 많은 뉴스
"제대로 했으면 출마도 못해" "권력에 무릎"…'李재판 중단'에 국힘 법원 앞 집결
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1만1500원' 요구…14.7% 인상
대북 확성기 중단했더니…북한도 대남 소음 방송 껐다
박홍근 "정당법 개정안 통과시켜 국민의힘 해산시켜야"
[앤서니 헤가티의 범죄 심리-인사이드 아웃] 대구 청년들을 파킨슨병에서 구할 '코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