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강보험 의료수가 1.93%↑…건보료 인상 요인 될 수도

입력 2025-06-02 09:39:03 수정 2025-06-02 09:56:08

7개 의약 단체 전부 협상 체결…2018년 이후 처음
건보재정 1조4천억원 추가 소요…"의정갈등 등으로 재정 부담 커져"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과 7개 의약 단체가 내년도 수가(酬價·의료 서비스 대가)를 지금보다 평균 1.93% 올리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환자 진료비와 건강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

2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7개 의약 단체와 2026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협상을 지난 31일 완료하고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이를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7개 의약 단체 중 한 곳도 결렬되지 않고 전부 다 계약이 이뤄진 것은 2018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의료 수가는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에서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의료서비스의 대가로 개별 행위별로 정해지는 '상대가치점수'에 '환산지수'를 곱한 값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2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제10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2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제10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평균 환산지수 인상률은 1.93%로, 올해(1.96%)보다 소폭 낮게 결정했다. 최근 환산지수 인상률은 2020년 2.29%, 2021년 1.99%, 2022년 2.09%, 2023년·2024년 1.98% 등이었다.

내년도 요양기관 유형별 환산지수 인상률은 병원 2.0%, 의원 1.7%, 치과 2.0%, 한의 1.9%, 약국 3.3%, 조산원 6.0%, 보건기관 2.7%로 결정됐다. 이 가운데 병원과 의원에는 상대가치 몫으로 0.1%씩을 더 올렸다.

건보 관계자는 "상대가치 0.1% 인상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로, 상대적으로 보상이 덜했던 쪽에 더 보상해준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가 인상에 따라 추가로 소요될 건보 재정은 1조3천948억원이다. 재정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건보료도 인상될 수 있다.

최근 2년 연속 건보료가 동결된 데다 의정 갈등에 따른 비상진료체계 지원과 필수의료정책 추진 등으로 지난해부터 대규모로 건보 재정이 투입되고 있어 재정 부담이 커져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건보공단의 설명이다.

재정운영위원회는 이날 수가 계약 결과를 의결하며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 지원 법정 지원율 준수 ▷실효성 있는 비급여 관리 방안 마련 ▷치과·한의 유형에 대한 정부의 보장성 강화 등을 부대 의견으로 결의했다.

2026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결과는 다음 달 건강보험정책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