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삶에 농업이 건네는 위로 '치유농업'
전북 익산시 '우리들의 정원' 성인 대상 프로그램 체험
농업·농촌 현장의 다양한 자원을 통해 지친 현대인에게 치유를 주는 '치유농업' 보급이 본격화된다. 농촌진흥청은 치유농업의 확산을 위해 연령대별로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29일 전북 익산에 있는 '우리들의 정원' 농장에서 농진청 치유농업 프로그램 경연대회 '우수상'을 받은 일반 성인 대상 프로그램의 체험 행사가 열렸다.
치유농업은 국민이 농업·농촌 자원을 활용한 활동으로 심리적 치유, 안정감 회복하도록 돕고, 우울증이나 조현병 등 정신질환 치료 효과를 높이는 일련의 프로그램을 뜻한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치유농업의 정신의학적 효과를 검증하는 한편 국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신성장 서비스 사업으로 육성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앞서 농진청 산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국립정신건강센터, 전북 지역 병원 등과 우울·조현병 환자 대상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정신병 치유 효과를 확인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기존에 약물 치료와 병행 시 조현병 증상이나 무의욕 등 음성 증상 감소 효과와 함께 우울·불안 증상은 치료 전에 비해 23%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신의학적 효과가 입증된 치유농업을 일부 취약계층에만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개발해 농진청 산하 기관을 통해 민간에 보급한다는 것이다.

◆'치유농업' 전국민 대상 보급 사업 추진
이날 기자가 체험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은 2시간 내외로, 성인 남녀나 직장인 대상으로 적용하기 적합해 보였다.
첫 번째 활동은 '꽃차 만들기와 힐링 족욕' 시간으로 개인에 맞춘 꽃차 블랜딩과 시음, 아로마 향기를 가미한 족욕 등 순으로 이뤄졌다.
참석자들은 먼저 소파 앞에 놓인 건식 족욕기에 양발을 넣고 담요를 허리까지 덮은 후 꽃차를 한 모금씩 들이켰다.
유자청이 가미된 꽃차는 깔끔하고 달콤하면서도 향긋했다.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 줬다.
한 참석자는 노트북을 무릎에 놓고 업무를 하는 와중에 차 한잔과 족욕을 하니 "스트레스가 내려가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족욕기에 발을 넣기 전에 따끈한 수건으로 발을 닦고 미네랄·로즈메향 오일을 발에 바르니, 양말을 다시 신은 후에도 보송보송하고 매끈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농장 측은 꽃차 만들기와 족욕 활동이 "오감을 자극하고 신체 이완을 도와줘, 심리적 안정, 긍정적 정서 증진, 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삷이 팍팍한 국민에게 농업이 건네는 위로
이어진 비바리움 만들기 활동, 비바리움은 유리 케이스 안에 돌과 풀, 이끼 등을 심고 여기에 게, 도마뱀, 개구리 등 동물을 키우는 활동이다. 작은 생태계를 구성하는 셈이다.
이날 만든 비바리움은 2리터가량 크기 유리병에 화산석과 이끼를 앉힌 돌 모양 조형물, 식물을 앉힌 후 바닥에 물을 부어 하나의 생태 환경을 조성해 줬다. 여기에 엄지손톱만 한 '도둑게' 2마리가 자리 잡았다.
비바리움을 만드는 활동은 섬세한 손작업이 필요해 집중력이 요구됐다. 작은 생태 환경을 보면서 느끼는 만족감이 있었다. 이러한 창작과 돌봄 활동은 '심리적 회복과 자존감 증진' 등 효과가 있다는 게 농진청 측 설명이다.
농진청은 내년 경남 김해에 치유농업확산센터를 구축하고, 향후 17개 시도에 치유농업센터를 여는 등 본격적인 확산 작업에 나선다.
권재한 농진청장은 "치유농업은 농촌진흥기관과 민간이 역량을 합친 융복합 프로젝트"라며 "삶이 팍팍한 국민에게 우리 농업이 건네는 위로"라고 그 의미를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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