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시간 만에 1차 협상 종료…오만 외무장관 중재로 간접 대화
양측 모두 협상 분위기 긍정적 평가…백악관 "진전된 한 걸음"
미국과 이란이 12일(현지시간) 오만에서 10년 만에 최고위급 핵협상을 시작했다. 가자지구 전쟁과 맞물려온 중동 정세가 다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양측은 이날 당장 결론을 내지는 못했으나 첫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핵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 핵협상은 오는 19일 오만에서 열릴 예정이다.
◆미국-이란 "핵협상 긍정적"
로이터, AP, AFP 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담당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각각 이끈 양국 대표단은 이날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약 2시간 동안 핵협상을 벌였다.
아락치 장관은 협상 종료 후 "협상 틀을 마련하는 데 매우 근접했다"며 "오늘 회담의 분위기는 회담의 지속성과 진전을 보장할 만큼 긍정적이었다. 다음 회의에서 협상의 기초를 확정할 수 있다면, 우리는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백악관도 이날 회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졌다"며 "상호 이익이 되는 결과를 이루기 위한 진전된 한 걸음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핵협상은 오만 외무장관의 중재 속에 간접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측 대표단은 각각 별도의 공간에 머무르며, 오만 외무장관을 통해 메시지를 교환했다.
오만 정부 소식통은 "이번 회담의 핵심 목표는 지역 긴장 완화, 포로 교환, 이란의 핵 프로그램 통제를 조건으로 한 제재 일부 완화"라고 전했으나 이란 측은 이를 부인했다. 다만 어떤 부분이 사실과 다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최대 압박" 정책으로 회귀
이번 핵협상은 미국의 압박 정책도 한몫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란 핵 문제에 대해 협상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일단은 1기 당시의 "최대 압박" 정책으로 회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이란이 핵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으면 이란을 폭격할 수도 있다고 공언해왔다. 이후 이란은 미국과 핵협상을 재개할 의향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며 급물살을 탔다.
아울러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입장 선회도 핵협상의 진전을 가져왔다. 11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당초 미국과의 핵 협상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입장이었으나 지난달 정부 고위인사들과 비상 회의를 한 후 입장을 바꿨다고 복수의 이란 당국자들이 전했다.
이들은 만약 이란이 협상 제안에 불응하거나 협상이 결렬된다면 이란의 주요 핵 시설인 나탄즈와 포르도가 공격당하는 일이 불가피하다고 하메네이에게 직언했다. 몇 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하메네이는 이들의 의견을 수용해 미국과 협상 추진을 승인했다.
◆20여년간 우라늄 농축 비밀시설 운영
이란은 2000년대 초부터 우라늄 농축 비밀시설을 운영하는 등 핵무기를 만들려고 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란 핵 문제는 국제사회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제한을 가하고 제재를 풀어주는 내용의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체결로 해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미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란은 이에 맞서 2019년부터 핵 프로그램을 재가동한 데 이어 2021년부터 우라늄 농축도를 준무기급인 60%까지 높이고 비축량도 늘렸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핵합의를 복원하려는 외교적 시도가 있었지만 이란 내 미신고 핵시설 운영 의혹이 불거지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현지 조사 문제를 둘러싼 이란과 국제사회 간 갈등 역시 풀리지 않아 결국 불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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