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봉 주교의 마지막 순간 함께 한 안동교구
"하느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 누리시길…"
70년 넘게 한국에서 복음과 사랑의 삶을 살아온 두봉 레나드 주교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였다.
천주교 안동교구는 11일 두봉 주교의 마지막 순간을 담은 이야기를 전했다.
다음은 안동교구가 발표한 내용 전문.
▶2025년 4월 6일(주일) 갑자기 두봉 주교님께서는 뇌경색이 왔고, 다행히 방문 중이던 교우들이 계셔서 안동병원으로 곧바로 이동해 뇌경색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안동교구 사무처장 신부가 병자성사를 드린 후 이루어진 수술은 잘 됐으며,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수술 직후 깨어나신 주교님께 당신께서 쓰러지신 상황과 치료가 필요한 상황을 종이에 글로 적어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고령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잘 버티셨고, 회복이 잘 되셨습니다.
그에 따라 안동 교구장 권혁주 주교의 병문안을 시작으로, 파리외방 전교회 한국지부 신부님들의 병문안이 있었습니다. 주교님의 상태가 호전되어 4월 10일 오후에 중환자실을 나와 일반 병실로 옮기셨고,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시며 주교님의 의사를 표현하셨습니다.
병실을 지키고 있던 사무처장 신부에게 주교님께서 무언가를 말씀 하시려 듯해 "주교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세요?"라고 물으니, 주교님께서는 힘겹게 새어나오는 듯한 음성으로 "성사"라고 표현을 하셨습니다.
다시 한번 사무처장 신부가 "고해성사요?"하고 물으니 "예"라고 답하셨고, 비록 말씀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하진 못하셨지만 고해성사를 하시고 한결 편안한 모습으로 계셨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서 사무처장 신부가 "후련하시지요, 이제 아무 걱정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주교님께서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하고 대답하셨습니다.
그 후 한동안 편안한 모습을 보이셔서 침대 등받이를 높여드리니 고해성사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웠던 다른 교구청 사제와 간병인이 병실로 돌아왔고, 그들의 손을 잡으시며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뻗어 두봉 주교님 특유의 몸짓을 지어 보이셨습니다.
그러나, 오후 4시 이후 두봉 주교님께서는 다시 급격하게 호흡이 불안정해지시고, 기력을 잃기 시작하셨습니다.
이에 따라 4월 10일 오후 7시쯤 권혁주 안동 교구장 주교님이 병문안을 가서 임종을 돕는 기도를 교구청 사제들과 함께 바쳤습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모든 것을 하느님께 내어 맡기고 하늘나라로 돌아가셨습니다.
2024년 4월 10일 저녁 7시 47분, 온 삶을 기쁘고 떳떳하게 사셨고, 당신이 그토록 바라던 하느님 아버지 품에 안기셨습니다.
두봉 주교님의 마지막 말씀을 다시 한번 기억합니다.
'성사(聖事)!',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두봉 주교님, 아버지 하느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저희도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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