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연기 사이로 생명을 향한 외침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 의성과 안동, 청송, 영덕 등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전국이 비상에 돌입한 가운데, 거센 불길 속으로 망설임 없이 몸을 던진 소방관들의 건강 회복을 위해 한 병원이 팔을 걷어붙였다.
수성구에 위치한 수성하나이비인후과가 산불 진화에 투입된 경북 및 대구 소속 소방관을 대상으로 고압산소치료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연기에 노출된 소방관들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신체적 후유증을 완화하고,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 현장은 단순한 화염의 위협을 넘어선다. 연기 속에는 일산화탄소, 미세먼지, 기타 유해가스 등 호흡기와 전신 건강을 위협하는 물질이 다량 포함돼 있다. 소방관들은 이런 유해 환경 속에서 반복적으로 활동하며, 심한 경우 두통, 어지럼증, 호흡곤란, 만성 피로와 같은 급·만성 증상에 시달리게 된다.
수성하나이비인후과 나형균 원장은 "이런 상황은 단순한 휴식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고압산소치료처럼 전문적인 회복 관리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압산소치료는 특수 챔버 안에서 100% 산소를 고압 상태로 흡입하는 치료법이다. 이 과정에서 산소가 일반 호흡보다 훨씬 깊이 체내 조직에 스며들어 조직 회복과 염증 완화, 피로 해소 등에 기여한다. 수술 후 회복, 외상, 저산소증 치료에 폭넓게 사용되는 이 방식은 이미 국내외에서 안정성과 효과가 입증된 의료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나형균 원장은 "산불 진화 후 복귀한 소방관분들 중 연기 흡입 등으로 인한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며 "단순한 치료를 넘어, 그분들의 희생에 대한 작은 보답이자 사회적 연대의 일환으로 이 치료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경북 의성군 등 산불 발생 지역에 투입된 경북 및 대구지역 소속 소방공무원이며, 치료는 현장 복귀 후 2주 이내 병원을 방문해 받을 수 있다. 이용을 원할 경우 전화 또는 네이버를 통한 사전 예약이 필요하며, 공무원증 또는 현장 활동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제시해야 한다.
이번 사례는 수성하나이비인후과가 지역 의료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나형균 원장은 "이 치료는 단순한 시혜적 지원이 아니다. 불 속에서 수많은 생명을 지킨 이들이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 짊어져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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