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열전] 정지홍 서정시삼천리 회장 "국어 교사 퇴직 후 시 낭송 봉사로 행복합니다"

입력 2025-04-07 15:42:34 수정 2025-04-07 18:25:41

시낭송가·시낭송 지도자로 변신
춤·성악 공연 가미 더 친숙하게…영호남 화합 1년 4번 전국 투어
반야심경 등 필경 사례금 기부

정지홍 서정시삼천리 회장. 이현주 기자
정지홍 서정시삼천리 회장. 이현주 기자

"시낭송하는 기쁨에 봉사하는 기쁨까지 더해지니 행복할 따름이지요."

정지홍(65) 서정시삼천리 회장은 시낭송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은퇴 교원이다.

1983년 경일중학교를 시작으로 교직에 몸담은 그는 2019년 성산고등학교에서 명예퇴직하기까지 대구교육청 중·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36년간 근무했다.

은퇴 이후의 삶은 시낭송가와 시낭송 지도자로 변신, 봉사자의 길을 걷고 있다.

2015년 재능시낭송대회 본선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재능시낭송가 자격을 취득한 그는 퇴직 후 각종 행사에서 시낭송으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청도 산동세원 노인복지센터에는 매월 한 차례 정기적으로 방문해 시낭송 봉사를 한다. 1년에 4번 치러지는 대구 문인협회 합동 출판기념회에서도 시낭송과 사회, 총연출 봉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무심과함께하는힐링시낭송포럼을 설립해 시낭송을 춤, 성악, 전통공연 등이 어우러진 종합예술로 선보이고 있다. 시낭송에 공연의 요소를 가미해 일반에 친숙하기 다가가기 위한 의도다.

시낭송 저변 확대를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시낭송 지도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대부분 재능기부 형태다. 지금껏 두류도서관, 계명문화대 평생교육원, 다사군립도서관 등지에서 시낭송 수업을 했고, 올해부터는 '시절 인연 대구팀' 과 '시절 인연 하빈팀'이란 이름의 동아리에서 시낭송을 지도하고 있다.

시낭송으로 영호남 화합도 꿈꾼다. 2017년 결성된 영호남 시낭송가들의 모임 '서정시삼천리'를 통해서다. 서정시삼천리는 영호남 문화 및 인적 교류를 위해 1년에 4번 전국 투어를 하며 시낭송 공연을 한다. 결성 당시부터 이 모임 회장인 그는 "시낭송은 하는 이와 듣는 이 모두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매력이 있다"며 "문화예술의 장을 통해 영호남 화합과 사회통합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그는 불교 경전인 반야심경과 금강경 필경 보시에도 열심이다. 19년째 새벽기도를 하고 있고 그 수행의 결과물로 반야심경을 쓰고 있다는 그는 지금까지 수험생이나 지인들에게 2천500점이나 되는 반야심경을 나눠줬다. 마음의 평화 및 소원 성취를 기원하는 마음에서다. 간혹 사례를 하는 경우가 있으면 기부도 하는데, 최근 6폭 병풍에 반야심경을 써주고 받은 사례금(240만원)은 전액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했다.

지난해부터는 일종의 수의 개념으로 5천400자 분량의 금강경을 필경해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망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관 속에 넣는 용도다. 현재 금강경 제48호를 필경 중이며 63호까지 예약을 받아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