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미얀마, 7.7 규모 강진에 쿠데타 혼란

입력 2025-03-30 15:16:01 수정 2025-03-30 19:11:02

내전으로 인프라 무너져 피해 집계·구호 차질
현지 소식통 "사망자 1,664명, 더욱 늘어널 것"
미국, 중국 등 세계 각국 적극 지원에 나서

29일 7.7 규모의 강진으로 인해 폐허가 된 미얀마의 한 사원. 연합뉴스○
29일 7.7 규모의 강진으로 인해 폐허가 된 미얀마의 한 사원. 연합뉴스○

동남아시아 최빈국으로 꼽히는 미얀마가 7.7 규모의 강진에다 내전으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2021년 쿠데타 이후 지속된 내전으로 이미 초토화된 상황에서 이번 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으면서 국민 고통이 극에 달하게 됐다.

내전과 지진에 따른 기반 시설·의료 체계 파괴로 구호 작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전력·통신망 손상과 군부의 정보 차단 등으로 정확한 피해 규모도 파악하기 힘든 지경이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사상자 수는 급격히 늘고 있다. 지진 발생 당일 군정은 144명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이튿날 1천644명으로 급증했다. 실제 인명 피해는 이보다 훨씬 큰 규모로 불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질학자 제스 피닉스는 "이번 지진 위력은 원자폭탄 334개와 맞먹는다"며 기반 시설이 다수 파괴됐으며 여진 가능성도 있다고 CNN에 말했다. 국제적십자연맹 소속 프란체스카 카폴루옹고는 "이번 지진 피해 지역에는 1천80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피해 규모가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군정이 통제하지 못하는 지역도 광범위해 이번 지진 같은 대형 재난에 대처할 능력이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군정 수장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진 발생 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례적으로 국제 사회에 지원을 요청했다.

앞서 군정은 그동안 내전과 자연재해에 따른 위기에도 구호단체 접근을 제한하는 등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차단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 국제기구들은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군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2021년 2월 1일 쿠데타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정권을 몰아냈다. 이후 군부는 반대 진영을 폭력으로 진압했고, 저항 세력이 무장 투쟁에 나서면서 내전으로 치달았다. 내전 격화로 난민이 크게 늘었다. 유엔은 미얀마 난민이 전체 인구의 약 6%에 달하는 350만명 규모로 불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미얀마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330개 행정구역(타운십) 가운데 144곳을 저항 세력이 통제하고 있으며, 군정이 107곳을 장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79곳은 충돌 지역으로 분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