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농부 이승민 씨, 지난 26일 의성군 안사면에 농약살포기에 소방수 넣어 산불 진화 도움
일손 바쁜 농번기에도 피해 주민들 위해 한걸음에 지원나서
"경북 산불로 민가, 창고, 축사 등이 불에 타고, 마을 주민들이 우는 모습을 볼 때 안타까워서 나설 수밖에 없었다."
괴물 산불이 거센 기세로 경북의 산림을 태우고 있는 가운데 마을을 지켜낸 히어로가 있다. 화마에서 민가를 지켜낸 히어로는 초대형 농약살포기에 소방수를 넣어 마을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은 이승민(47)씨다.
경북 구미시 옥성면에서 16만 ㎡규모의 승민농장을 운영하는 이승민 대표는 지난 26일 1억 8천만을 넘나드는 고가의 장비인 농약살포기를 당시 산불이 확산된 의성군 안사면에 투입했다.
이 대표는 "안사면에 산불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불을 끌 수 있는 것은 물 뿐이다'라는 생각으로 고민 없이 현장으로 갔다"며 "산과 가까운 민가, 창고에는 물을 적셔 놓고, 불길이 있는 산속에도 물을 뿌리면 최소한 마을은 산불로부터 지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약살포기는 농기계이지만 기능을 고려해 볼 때 주변으로 크게 번진 산불도 멀리서, 대용량의 소방수로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농약살포기가 대용량(4천 리터)의 액체를 담을 수 있는데 다가, 영양제나 농약 등을 100m 거리까지 분사할 수 있다는 것에 착안해 산불 진화에 활용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부터 의성군 안사면 일대에 소방수를 뿌려 산불을 진화했고, 산불에 대한 걱정으로 28일에는 세계유네스코 문화유산인 도산서원, 의성군 안계면을 방문해 지원에 나섰다.
이 대표는 "우선은 인근 산불이 일단락돼서 구미로 복귀했지만 혹시나 의성, 안동 등에 산불이 확산되면 면장님들에게 바로 연락을 달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그는 또 "한창 농번기로 바빠야할 때이지만, 많은 농민들을 비롯한 주민들이 산불로 인해 고통을 받으시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며 "산불이 완전히 정리될 때까지 언제든 현장으로 갈 준비를 하고, 협력을 통해 최대한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농약살포기 지원으로 한시름 놓은 의성군 안사면 주민들은 이 대표에게 고마움을 전달했다.
농사를 짓는 박모 씨(61)는 "산불이 발생된 이후 마을에도 불이 내려오며 피해를 많이 입었는데, 장비 지원으로 화재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사면이 고향인 이모 씨(60)는 "고향이 불에 타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고향 친구로부터 피해소식을 듣는 것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게 없었다"면서도 "유튜브 채널 한국농수산TV에서 농약살포기로 산불 진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고 고향이 더이상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겠다는 안심이 들었다"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현충원서 또 "예의가 없어" 발언…왜?
홍준표, '개헌' 시사 "내가 꿈꾸는 대한민국은 제7공화국, 탄핵정국 끝나면 국가 대개조 나서야"
박찬대 "한덕수, 4월 1일까지 마은혁 임명 안 하면 중대 결심"
尹 선고 지연에 다급해진 거야…위헌적 입법으로 헌재 압박
'위헌소지' 헌법재판관 임기연장법 법사위 소위 통과…문형배·이미선 임기 연장되나(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