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삼성전자, SK텔레콤과 팝업스토어 열어…동성로 상권 활성화 기대
대구더현대 등 대형 유통업계와도 다수 콜라보 진행…"대구FC 삼성라이온즈 등과도 협업하고파"
SNS서 유명한 대구 중구 KIN커피도 운영…"나다울 수 있는 공간 만들고 싶어 시작"
"온갖 재밌는 것으로 가득찬 왼그기그 놀이공원 만들고 싶어"
MZ에게 인기몰이 중인 유통가 뜨거운 키워드는 '팝업 스토어'다. 2030세대의 이목을 끌 트렌디한 제품들이 줄곧 팝업 스토어의 대상이 된다.'왼손으로 그린 기린 그림(이하 왼그기그)'도 MZ에게 인기를 끄는 트렌디한 작품 중 하나다.
왼그기그가 소속된 KIN(즐)컴퍼니는 대형 백화점, 주류 업계 등과 적극 협업하다가 지난 21일 삼성전자, SK텔레콤과 함께 동성로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이번 콜라보는 위축된 동성로 상권을 살리기 위한 특별한 이벤트이기도 하다. 지난 21일 대구 동성로 SK텔레콤 상상대리점에서 KIN컴퍼니와 KIN커피의 양온유(34) 대표를 만났다.
-젊은층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왼그기그'가 삼성전자와 최초로 팝업을 열었다.
▶삼성전자 측에서 매일신문 기사(2024년 6월 24일 자)에 나온 이시빈 작가의 기사와 KIN커피를 방문해보시고는 먼저 제안을 주셨다. 왼그기그 캐릭터가 그려진 기본 티셔츠에 기린 옷을 입히는 것이 팝업스토어 내용이다. 나만의 코디로 옷을 입히면 그것을 프린팅해 티셔츠를 만들어드린다.
-삼성전자와 같이 한 이유가 궁금한데.
▶그저 재미있을 것 같아서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특별하거나 중요할 건 없다. 재밌을 것 같은지, 아닌지가 판단 기준이다. 요즘엔 게임 어플도 만들고 있다. 옛날 2G폰에서 하던 게임을 스마트폰에서도 할 수 있도록 하는 어플이다. 왼그기그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 어플을 개발 중이다.
-더현대대구에서도 팝업스토어를 동시에 진행했다. 팝업에 적극적인 이유가 있을까?
▶고객이랑 단시간에 접촉하고, 피드백을 바로 바로 받는 것이 즐겁다. 이런 데서 재미를 느끼는 KIN컴퍼니의 성향과 팝업 스토어의 방식이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KIN 컴퍼니 대표를 맡고 계신다.
▶KIN커피를 하는 동시에 디자인 회사도 운영하고 있었다. 식음료 사업인 KIN커피와 '왼그기그'가 소속된 디자인 회사가 서로 색깔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 상위 개념으로 KIN컴퍼니를 만들고 식음료와 디자인이 각각 운영되게 하는 것이 각자의 개성을 잃지 않는 방향이었다.
-왼그기그 이시빈 작가와는 어떤 관계인가.
▶왼그기그 작가님이 작품 활동을 하시면 나는 작품이 상업화될 수 있도록 사업 미팅을 진행한다. 지인의 소개로 술자리를 했다가 KIN컴퍼니로까지 발전하게 됐다. 처음에 왼손으로 그린 그림을 보고 오묘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엄청 잘 그린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아예 볼품없는 것도 아닌 매력 말이다.
-강아지 발바닥 꼬순내(고소한 냄새)를 자꾸 맡고 싶은 심리 같은 걸까.
▶맞다. 엄청 향기로운 냄새가 아닌 구수한 내가 나는데 또 그게 자꾸 맡고 싶은 거다. 왼그기그도 그런 애매모호한 매력이 있다. 예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이상하지도 않는 하찮음이 있다.

-운영 중인 KIN커피도 SNS에서 유명한 커피숍이다.
▶핫해 보이는 것뿐이다. 인스타그램에 자주 나오니까 핫해 보이는 척하는 거고, 사람들이 핫하다고 믿는 것 같다. 진짜 핫한지 아닌지 모른다.
-KIN커피를 열게 된 이유는?
▶원래는 사진가였다. 커피숍은 그냥 피상적인 것이고 원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KIN커피도 내가 직접 커피를 내리지 않는다. 원두를 고르고 로스팅을 하는 전문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든다.
-공간이라면?
▶자기만의 색깔을 펼칠 수 있고 또 그런 사람들이 쉽게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커피숍은 사람들이 쉽게 모이고, 자연스럽게 담소를 나누는 공간이다. 다시 말해 나를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KIN커피 인스타그램을 보니 커피숍인데 맥주 파티도 하고, 뜨개질 같이 하자는 글도 올라와있더라. 커피숍이란 정체성을 넘어서 다양한 활동을 도모하는 이유도 그러한 이유 때문인가.
▶맞다. KIN커피도 KIN컴퍼니도 '그냥 재미난 거 하자'고 해서 만들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재밌는 것은 그림, 팝업도 있지만 먹는 것이다. 그래서 왼그기그를 모델로 한 슬러시,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 막걸리는 구미의 선산주조와 협업해 마켓컬리에서 판매되고 있다. 오프라인으로는 롯데마트에 유통될 예정이다.
-판단 기준이 그저 '재미'인 것이 흥미롭다.
▶인생을 좀 자유롭게 사는 편이다. 중학교 때 본격적으로(?) 사회가 설정한 길을 충실히 따르지 않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에서 영어를 처음 배웠다. 그런데 내가 알던 영어와 다르고 낯설더라. 안 하고 싶어서 안 했다. 살면서 불편한 부분이 없다면 굳이, 억지로 하지 않는다.
-부모님의 반응이 궁금하다.
▶부모님과 많은 전쟁을 치렀지만 부모님께서 져 주셨다. 삶은 본인이 사는 것이지 않나.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선택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살면 된다. 물론 그렇다고 범법 행위를 저질러도 된다는 소리는 아니다. 삶에 어느 정도의 자유도가 주어진 삶을 지향한다. 이렇게 말하면 대단한 사람인 척 하는 걸로 보일까봐 걱정이다. 나도 모순적이고, 이기적인 한낱 인간일 뿐이다.

-정체성이 확실해보인다. 그런데 '왼그기그'를 서포트하는 역할로 머물러 있는 이유가 있나.
▶사업적으로 펼치는 일을 좋아하고, 또 그걸 잘 한다. 사진을 찍는 것과 비슷하다. 늘상 있던 것에서 새로운 부분을 발견하고 그 장점을 부각하는 일을 좋아한다. 왼그기그의 정체성은 작가 머리에만 있다. 아무리 대표라도 모든 걸 이해할 수 없다. 연인들끼리도 서로 이해할 수 없지 않나. 그러면 나는 그저 따라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활동 반경이 대구를 벗어나지 않는 거 같다. MZ 취향을 저격하는 이벤트를 많이 한다. 대구란 지역이 특히 청년 인구 유출이 심한 탓에 한계도 느낄 텐데.
▶작가가 대구 토박이에다가 대구를 좋아한다. 축구는 대구FC, 야구는 삼성라이온즈 팬이다. 돈을 더 잘 벌려면 서울로 가야한다는 생각은 한다. 서울을 자주 가기도 하고 실제로 서울에서 오랜 시간을 지냈다.
-서울에 모든 트렌드가 몰리니, 인기를 얻는 데 많은 기회가 있지 않나.
▶서울에 있어서도 그런 트렌드한 것들을 얼마나 볼까. 대기 걸고 2~3시간이다. 서울에서는 트렌드한 걸 누리기 위해 쓰는 시간들이 과하게 많다. 내가 좋아하는 걸 보면 되는데, 너무 많이 노출 되니까 마치 '저런 걸 봐야 하고, 보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서울의 상황이 청년들에게 녹록지 않다. 광역시 정도 되면 없는 것 없다. 가고 싶을 때 놀러 가면 된다. 지역에 있으면 올 건 다 온다.
-대구 지역 기업들과의 협업을 기대해도 될까.
▶물론이다. 삼성라이온즈나 대구FC와 협업도 하고 싶다. 다만 대구 지역 기업들이랑 뭔가를 하기가 어렵다. 청년 소비층을 위한 새롭고 창의적인 시도에 관심이 저조하다고 느낀다.

-대표님의 목표가 있을까.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주어진 상황에 그때그때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한다. 사실 목표나 꿈이 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없어도 사는 데 큰 지장 없다.
-그럼 KIN컴퍼니의 목표는?
▶'재미있는 거 하고 살기'다. 재미있는 게 다양하게 많다. 구체적으로는 놀이공원을 만들고 싶다. 이시빈 작가가 왼그기그가 메인 캐릭터가 된 놀이공원을 만들고 싶어한다. 디즈니 월드처럼 원없이 놀 수 있는, 재밌는 걸로 가득 채워진 공간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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