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사 "北포로, 한국 우려 고려할 것…흥정 사안 아냐"

입력 2025-03-23 09:50:35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공개한 생포된 북한 군인들. X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공개한 생포된 북한 군인들. X

북한군 포로의 신병에 대해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포노마렌코 대사는 연합뉴스에 보내온 서면 인터뷰 답변에서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대가로 한국의 협력을 기대하는 게 있느냐'는 질문에 "우크라이나는 이 사안을 흥정(bargaining) 문제로 보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생포된 북한군 신병을 한국으로 송환하는 조건으로 무기 지원 혹은 구매를 원하고 있다는 일각의 관측을 부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한국과 건설적 대화를 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인권에 대한 한국의 헌신을 중시하며 이 문제에 대한 한국의 외교적 관여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생포된 북한 군인의 향후 운명에 관한 한국 측의 모든 공식적 호소와 신호를 책임감 있게 다루고, 한국 정부의 우려를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과 협의에 열려 있다"는 기존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의 입장보다는 전향적 표현으로 볼 수 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북한군 포로 2명의 신병 처리 시기에 대해선 "말하기 이른 것 같다"고 밝혔다.

정부는 생포된 북한군이 헌법상 우리 국민이며 한국행 희망 시 전원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우리는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중시하고 평화·안정에 대한 공동의 노력에 따라 인도적 지원, 재건 노력, 안보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 협력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최근 한미 정부가 판단한 북한군의 추가 파병과 관련해서는 자체적인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초기에 파병된 1만2천여명 중 4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현재로선 8천명이 직접적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가 추가로 북한군을 배치할 계획이라는 경고를 한국 정보당국과 우크라이나 국방당국으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와 한국이 예측할 수 없는 적대적 전체주의 정권을 마주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유사하다며, 이번 전쟁의 결과가 글로벌 안보와 민주주의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는 점을 한국이 잘 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향후 한반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의 시험장으로 우크라이나 영토를 활용한다는 점을 한국은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런 점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와 전면적인 군사 기술 협력 발전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소련 붕괴 직후 세계 3위의 핵무기 보유국이었던 우크라이나가 강대국들의 안전보장만 믿고 핵폐기를 선택한 결정에 관해서는 "아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상당 부분 촉발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일원인 우크라이나가 핵 군축과 비확산 체제 초석인 핵심 원칙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것이 "국제 파트너들에게 러시아의 군사적 침략을 저지하는 데 필요한 재래식 무기를 지원해달라고 계속 촉구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