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김지찬 "중견·외야수 어느 위치든 최선 다할 것"

입력 2025-03-16 16:14:43 수정 2025-03-16 18:04:00

작년 외야수 전향, 성공적…3할 맹타
시범경기서도 홈런 치는 등 출발 좋아
삼성, 시범경기서 KIA에 5대11 고배

삼성 라이온즈의 김지찬이 2025시즌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타격하는 모습.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지찬이 2025시즌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타격하는 모습. 삼성 제공

이번 시즌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일 태세다. '작은 거인'이란 말을 붙여도 어색하지 않다. KBO 프로야구 무대에서 최단신(키 163㎝)이지만 삼성 라이온즈의 선봉장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김지찬 얘기다.

작지만 매웠다. 2020년 프로에 첫 발을 디딘 김지찬은 지난해 맹활약했다. 135경기에 출장해 143안타를 때리며 타율 0.316, 3홈런, 36타점, 102득점, 42도루를 기록했다. 날카로운 타격 솜씨를 보였고, 빠른 발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사실 우려도 있었다. 지난 시즌은 김지찬이 완전히 외야수로 전향한 첫해. 2루수 자원이었으나 송구 실책이 잦아지며 수비 자체가 흔들린 탓에 2023시즌 도중 모험을 감행했다. 김지찬의 빠른 발과 좋은 타격 솜씨를 썩히긴 아까웠기 때문이었다.

외야에서 중견수는 특히 수비가 중요시되는 자리. 수비 범위가 넓어야 하는 데다 좌·우익수의 수비 부담도 덜어줘야 하는 위치다. 김지찬은 우려를 딛고 일어섰다. 빠른 발과 뛰어난 야구 감각에다 노력을 보태 점차 적응했고, 2024시즌엔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지찬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도중 인터뷰에 응했던 모습. 채정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김지찬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도중 인터뷰에 응했던 모습. 채정민 기자

하지만 김지찬은 마음을 놓지 않는다. 그는 "중견수가 내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외야 연습을 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아직 중견수 수비를 한 지 1년밖에 안돼 많이 부족하다"며 "어느 위치에서든 최선을 다해야 하고, 결과도 좋아야 한다는 생각뿐이다"고 했다.

김지찬 이전 삼성의 중견수 자리를 지킨 이는 박해민(현 LG 트윈스). 국내 최고 수준의 수비를 보여준 중견수였다. 그런 수비를 봐왔으니 코칭스태프나 팬들의 눈높이도 만만치 않다. 김지찬이 이종욱 코치와 함께 땀을 많이 흘린 것도 그 때문이다.

타구 판단이 늦었을 때도 빠른 발로 실수를 잘 메웠다. 박해민의 수비를 보면서 배우기도 했다. 이젠 경험이 쌓인 만큼 더욱 여유 있게 수비를 해낸다. 어린 선수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얘기해주며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조금씩 선배 티가 난다.

김지찬은 공격에서 더 빛을 발한다. 지난해 데뷔 후 첫 3할 타율을 기록, 타석에서 자신감도 더 붙었다. 이진영 타격코치가 구자욱과 김지찬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할 정도. 시범경기에서도 잘 치고 있다. 14일 LG전에선 솔로 홈런도 때렸다.

김지찬은 "후배들이 많아졌다. 형들을 따라가던 내가 이젠 형들과 함께 팀을 이끌어가야 한다. 어린 선수들에게 힘이 돼주고 싶다"며 "지난해보다 나은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 부상 없는 시즌을 보내야 성적도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 올해는 꼭 우승할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아리엘 후라도가 15일 광주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에 등판해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투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아리엘 후라도가 15일 광주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에 등판해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투구하고 있다. 삼성 제공

한편 삼성은 15일 광주에서 열린 시범경기에서 KIA 타이거즈에 5대11로 패했다. 다소 쌀쌀한 날씨 탓에 두 팀 모두 주전 선수를 많이 뺀 채 경기를 치렀다. 삼성 선발 아리엘 후라도는 4이닝 10피안타 1볼넷 3탈삼진 6실점(5자책점)으로 주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