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EU 주류에 200% 관세 부과할 수도" EU "준비됐다"

입력 2025-03-13 22:00:03 수정 2025-03-14 06:25:32

EU "이런 문제와 관련해 1년 이상 대비"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 의회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 의회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최근 미국산 위스키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EU가 이같은 방침을 즉시 폐지하지 않으면 미국은 EU 국가에서 제조된 주류에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미국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만으로 태동된 EU가 막 위스키에 더러운 50% 관세를 부과했다"며 "이 관세가 즉각 폐지되지 않으면 미국은 곧바로 프랑스와 다른 EU 국가에서 나온 와인, 샴페인, 알코올 제품에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EU는 미국이 지난 12일부로 전세계 철강, 알루미늄과 파생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이에 '맞불성' 관세를 도입하면서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할 1단계 조치에 미국산 위스키에 대한 50% 관세를 포함했다.

이와 관련해 올로프 질 EU 집행위 무역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1년 이상 이 문제를 대비해왔다"고 답했다.

질 대변인은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어제 발효된 관세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질 대변인은 또 미국의 고율관세를 피해 제3국 철강이 EU로 다량 유입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관세 부과 이유로 앞세운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을 언급하며 "EU가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아주 분명히 하고 싶고 그런 주장은 심각한 오판(misguided)"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글로벌 철강·알루미늄 공급 과잉이라는 진짜 문제를 정확히 해소하기 위해 미국과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는 철강 관세 원인이 EU라고 전날 주장했다. 그는 성명에서 "여러 미국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 및 기타 분야의 세계적인 공급 과잉을 해결하려고 EU와 효과적인 협력을 시도했지만, EU는 그런 시도를 거부했고 너무 작은 규모로 늦게 대응했다"고 비판했다.

EU는 전날 발효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달 1일과 13일, 두 단계에 걸쳐 총 260억 유로(약 41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협상에는 여지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