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광복(해방)기념물을 국가유산화하자] <상>전국 5곳 광복 기념식수

입력 2025-03-14 06:30:00

해방 기쁨과 애국 충정…대구 대전 순창 '나무'에 뿌리내리다
대구- 수령 95년 보호수 지정, 굴곡진 가지·연리지도 형성
대전- 주민들 이틀 걸쳐 느티나무 옮겨 심고 '영송정' 이름
순창- 초교 3곳 내 위치…학교·졸업생·학부모 애국심 눈길

대구 평광동 광복소나무
대구 평광동 광복소나무

2025년은 3․1독립만세운동 제106년이자 광복 80년으로 우리나라 역사상 매우 뜻 깊은 해 이다.

1910년 8월 28일, 우리나라가 한일병합조약으로 일제의 식민지배가 된 날로 '경술국치일'이라고 부르고 있다. 1919년 3월 1일은 서울 파고다공원(현재 탑골공원)에서 일제에 항거하며 대한독립을 만방에 선언한 3․1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나고, 만세운동의 불길이 거세가 타올라 우리 대구는 물론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그리고 의병, 애국지사와 순국선열 등 많은 독립운동가들의 끊임없는 항일투쟁과 숭고한 희생, 여기에 우리 민족의 독립에 대한 열망과 노력으로 1945년 8월 15일, 마침내 35년 11개월 17일간의 일제 식민지배로부터 감격의 조국 광복(해방)을 맞이했다.

조국 광복의 기쁨과 일제의 만행을 잊지 않고자 애국충정으로 우리 대구를 비롯한 각지에서 소규모 이지만 광복 기념행사가 열렸다.

바로 남녀노소 모두가 산에서 나무를 옮겨와 기념식수를 하고, 돌을 다듬어 비와 탑을 세우는 일이였다. 전국에 기념식수 5곳과 기념비․탑 등 15곳이 그 증거이다.

그동안 3․1운동 기념물은 많은 자료들을 발굴․조사하여 집대성해 놓았으나, 광복 기념물 역시 소중한 역사문화 자산이지만 80년 동안 무관심으로 대부분 세상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선조들의 나라사랑 마음과 정신이 깃들어 있는 역사물임에도 말이다.

올해 광복 80년을 계기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세심함과 많은 관심으로 더 늦기 전에 묻혀있는 기념물에 대한 발굴․조사와 함께 자료집 발간으로 광복 역사를 기록하고 지키며, 후대에 전승이 절실하다.

이것이야 말로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관련법에 의한문화유산, 자연유산 지정 등 국가유산으로 지정․관리가 필요하다.

〈1〉 광복 기념식수

먼저 필자가 관심을 가지고 현장을 찾아가거나, 각종 자료를 통해 발굴․조사한 광복 기념식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념식수는 전국에 3개 지역 5곳이 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시 동구 평광동 978-1번지에 위치한 단양 우씨 예안군파 첨백당문중 소유의 '광복소나무' 1그루 이다.

2004년 유래를 조사하던 당시 소나무를 심었던 사람 중 유일 한 생존자였던 우채정(禹蔡楨 1927년생)옹에 의하면, 해방소식이 평광 산골에도 전해져 단양 우씨 집성촌인 첨백당문중에서 해방의 기쁨을 기리고 망국의 한을 잊지 않기 위한 일을 고민하던 중 우하정(禹夏禎 1905년생) 선생 주관으로 소나무를 심기로 뜻을 모았다.

그리고는 우하정, 우희동(禹熙東), 우병직(禹炳直), 우채정씨 등 청장년들이 1945년 9월 인근의 백발산(白髮山, 둔산동 옻골마을에서는 '대암봉'이라 부르고 있음) 올라가 소나무 3그루를 옮겨와 첨백당 재실 바깥마당에 심고 '檀紀(단기) 4278. 8. 15. 解放記念(해방기념)' 비를 세웠다.

3그루 중 한 그루는 죽고, 한 그루는 비스듬히 자람이 좋지 않아 베어 내고, 그 중 살아남은 1그루로 2004년 필자가 도평동장 때 유래를 조사하면서 광복소나무(光復松)라 이름을 붙인 나무이다.

그리고 2005년 8월 13일 언론(신문)에 '광복기념 소나무 아시나요' 제목으로 처음 소개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으며, 현재 수령 95년으로 대구시 보호수로 지정(2-21, 2000. 11. 28)되어 있으며, 광복송 크기는 높이 6m, 폭 9m, 수간 1.1m, 밑동 직경 55cm 이다.

2013년 자원봉사에 관심이 많은 지역의 각계각층의 60여명이 광복소나무사랑모임 봉사단을 창립하여 문중과 함께 보호․관리와 홍보를 하고 있으며, 2014년 유래비를 세우고, 매년 8월 무병장수 기원 불로막걸리 주기 광복행사를 해오고 있다.

특히 광복송은 가지가 매우 굴곡 되게 자라고 있어 안정되고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어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삶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하며, 하트(♡) 모양의 연리지가 2곳에 형성되어 있어 우리의 소원인 평화적인 남북통일을 예언 하는 듯 말없이 독야청정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대전 세동 영송정 느티무나
대전 세동 영송정 느티무나

그리고 대전시 유성구 세동 662-2번지에 위치한 세동 소유의 느티나무 1그루 이다. 1945년 동민들이 해방을 기념하여 인근 백운산에서 30여년 된 나무를 2일간에 걸쳐 마을 입구 좌측에 옮겨 심었다. 이런 사실을 볼 때 당시에도 큰 나무였음을 짐작 할 수 있다.

2006년 조철행 주민에 의해 영송정(迎送亭)이라 명명하였으며, 이는 정자나무 아래에서 '오는 사람 환영하고 가는 사람 환송 한다' 는 뜻이며 이때 안내 표지석을 세웠다.

나무 수령은 약 110년, 수고 14m, 나무둘레 3.5m로 아름다운 수형을 유지하고 있다.

영송정은 광복의 기쁨과 주민들의 정성이 함께 담긴 추억의 공간으로 마을의 기억을 간직하며 앞으로도 그 가치를 이어갈 상징적 나무로 존재하고 있다.

대전시는 2024년 8월 15일 '광복 79년 기념, 해방기념비를 찾아서'란 프로그램으로 대전시청을 출발하여 을유해방기념비, 유성초등 해방기념비, 세동 광복느티나무 까지 해방기념물 테마투어를 전국에서 처음 실시 한 것으로 알려 졌으며,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해방 기념물을 알리고,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며 애국심을 함양하는 기회를 가졌다.

순창초등 해방기념소나무
순창초등 해방기념소나무
인계초등 해방소나무
인계초등 해방소나무
적성초등 해방소나무
적성초등 해방소나무

전북 순창군에는 순창초등, 인계초등, 적성초등학교 3개소에 기념식수가 있다. 먼저 순창읍 순창7길 40의 순창초등학교 정문에서 순창객사 사이 우측에 '解放記念(해방기념) 비와 함께 소나무 1그루가 있다.

1945년 해방을 맞아 순창군민들이 '금산(山)'에서 소나무를 옮겨와 심었다고 한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당시 심은 사람들 모두 세상을 떠나서 인지 정확한 정보와 유래를 알 수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러나 2019년부터 순창문화원에서 막걸리주기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으며, 나무 크기는 높이 10m, 둘레 1.2m이다.

인계면 인성로 162-7, 인계초등학교 정문에서 운동장 쪽에 소나무 한그루가 독립기념비(건국탑)와 함께 우두커니 서있다. 1947년 또는 1949년경에 심은 것으로 추정되며, 높이 13m, 둘레 90cm 크기이다.

적성면 적성로 149-7, 적성초등학교 정문을 지나 우측에 1948년 8월, 1회 졸업생 일동이 건립한 '대한독립기념비'가 있으며, 주위에 소나무 8그루가 있으나 심은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한다.

또한 정문을 지나 좌우에 독립을 기념하고, 후배들에게 광복의 기쁨과 의미를 전하며 용기를 주기위해 '기념식수 플라타너스 적성초 1회 졸업생 증'의 비석이 나무 옆에 있으며, 당시 8그루를 심었던 것으로 추정되나 한 그루가 고사하고 현재 둘레 6m의 7그루가 남아있다고 한다.

순창군은 다른 지역과 달리 모두 초등학교 내에 해방 기념식수가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학교와 졸업생, 학부모들의 애교심(愛校心)과 애국심(愛國心)이 남달랐던 것을 엿 불수 있는 것 같다.

최주원 광복소나무사랑모임 봉사단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