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신인' 두터워진 삼성 라이온즈 불펜

입력 2025-03-09 15:49:07 수정 2025-03-09 18:55:21

선발 최원태 영입 후 새 불펜 이적 없어
황동재 등 기존 자원 성장, 이재희 복귀
좌완 특급 신인 배찬승의 가세도 큰 힘

9일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열리기 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전경. 채정민 기자
9일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열리기 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전경. 채정민 기자

KBO 프로야구 2025시즌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주말부터 각 구단이 시범경기를 치르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성장세인 기존 자원에 특급 신인을 더해 불펜을 강화하며 새 시즌 대권에 도전한다.

삼성은 2024시즌 후 불펜 보강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말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고배를 마신 뒤 뒷문이 더 강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하지만 선발투수 자원인 최원태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을 뿐, 새 불펜 자원은 구하지 못했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러진 해외 전지훈련 도중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는 장면. 삼성 제공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러진 해외 전지훈련 도중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는 장면. 삼성 제공

기대하던 강속구 불펜을 잃은 것도 아쉽다. 김무신(개명 전 김윤수)이 해외 전지훈련(스프링캠프) 도중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올 시즌을 접었다.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인 최지광은 상반기에 출전하기 쉽지 않다.

그래도 삼성이 믿는 구석은 있다. 기존 투수들 중 불펜에 힘을 실어줄 만한 자원은 황동재, 이승민, 양창섭, 이호성 등이다. 선발 경험들을 갖춰 긴 이닝을 던질 수도 있다. 지난해 말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이재희에다 대구고 출신 좌완 신인 배찬승도 불펜 필승조에 포함할 만하다.

삼성 라이온즈의 황동재. 채정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황동재. 채정민 기자

황동재는 미래의 선발감으로 꼽히지만 당장은 불펜에서 뛴다. 그는 "지난해 불펜으로 뛰는 재미도 느껴봤기 때문에 보직은 상관 없다"며 "공끝은 좋다. 다만 제구를 좀 더 다듬고 있다. 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뛴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이재희는 김무신의 공백을 메울 강속구 불펜. 시속 150㎞대인 공을 뿌린다. 그는 "몸무게를 7~8㎏ 늘리고 유연성, 순발력을 키우는 데 신경을 썼더니 구속이 올랐다. 빠른 공이 구위를 더 살려줄 변화구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다듬는 데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불펜 이재희. 채정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불펜 이재희. 채정민 기자

막 고교를 졸업한 배찬승은 이번 삼성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눈길을 많이 끌었다.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의 1라운드 지명자답게 연습경기에서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였다. 일본 야구 명가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에 등판해서도 주눅 들지 않고 자기 공을 뿌렸다.

캠프에서 배찬승은 "어릴 때부터 응원하던 팀에서 뛰게 돼 영광이다. 하루빨리 만원 관중 앞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려드리고 싶다"며 "관심이 많고 기대가 크다는 걸 안다. 살짝 부담이 되긴 하지만 잘 할 수 있다. 믿고 (마운드에) 올려주시면 좋겠다"고 한 바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배찬승. 채정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배찬승. 채정민 기자

8일 삼성 팬들은 '대형 신인'의 데뷔전을 감상했다. 이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에서 열린 삼성과 SSG의 시범경기 개막전(3대9 삼성 패) 6회초 배찬승이 마운드에 올랐다. 전광판의 구속 표시란에 연거푸 150㎞ 이상 찍히자 삼성 팬들이 탄성을 지르며 환호했다.

구속이 다가 아니었다. 타자를 상대하는 과정도 좋았다. 시속 150㎞ 초반의 속구를 스트라이크로 꽂기도 하고, 유인구로 쓰기도 했다. 슬라이더도 마찬가지. 스트라이크를 잡는 데도 썼지만 타자가 방망이를 내게 유도하는 데도 활용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신인 배찬승이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개막전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신인 배찬승이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개막전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삼성 제공

첫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빠른 공을 던져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거포 한유섬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슬라이더 2개를 던진 뒤 시속 153㎞짜리 속구를 던졌는데 한유섬이 방망이에 맞추지 못했다. 박성한도 삼진으로 솎아냈다. 절묘하게 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진 슬라이더에 박성한은 선 채 삼진을 당했다.

한편 9일 라팍에서 열린 시범경기 2차전에서 삼성은 SSG를 7대0으로 제쳤다. 선발로 나선 베테랑 좌완 백정현에 이어 김대호, 송은범, 김재윤이 모두 무실점으로 상대를 틀어막았다. 공격에선 이재현이 3타수 3안타, 김지찬이 4타수 2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