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액 200억원 돌파…전년비 42% ↑
전통의 美 살리고 실용성·독창성 더해
국립대구박물관·대구간송미술관 내 아트숍서 판매
"생활 속에서 전통 문양의 아름다움 즐길 수 있어"
디자인을 입은 전통이 이렇게 '핫'해질 줄이야. 문화유산을 활용해 만든 박물관 상품 '뮷즈(뮤지엄+굿즈)'의 인기가 식질 않는다. 지난해에만 200억원 넘게 팔렸다고 하니 더 말해 무엇하리.
기존에 단순히 유물의 복제품이나 이미지를 담은 기념품 수준에 머물렀던 박물관 상품은 이제 전통의 가치를 살리면서도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실용성과 독창성을 더한 '잇 아이템'으로 각광 받고 있다.
◆뮷즈, 인기 있을 만하네
진짜 200억원 넘게 팔렸냐고?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집계한 지난해 뮷즈 매출액은 212억8천400만원으로, 전년도 매출액(149억7천600만원)보다 무려 42% 가량 늘었다.
헌데 지난해 뿐만이 아니다. 2020년 37억6천만원이었던 매출액은 2021년 65억9천만원, 2022년 116억9천만원 등으로 급증했고, 100억원을 넘어선 지 2년 만에 200억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뮷즈 열풍을 견인한 인기상품으로는 '반가사유상 미니어처'와 '취객선비 3인방 변색잔 세트'가 꼽힌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표 유물인 국보 83호 금동 반가사유상을 모티브로 만든 것으로, 높이 15cm 가량의 크기에 파스텔 컬러를 입혀 인테리어 소품으로 각광 받고 있다. BTS RM이 소장한 것으로 알려져 이미 화제를 모은 바 있고, 최근에는 구독자 690만명의 유튜브 '채널십오야'에서 나영석 PD가 내한한 헐리웃 배우 로버트 패틴슨에게 기념품으로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취객선비 3인방 변색잔 세트는 출시 이후 1년 내내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의 '평안감사향연도' 속 취객 선비가 주인공이며,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특수 안료를 사용해 잔에 차가운 음료를 부으면 잔 겉면에 그려진 선비의 얼굴이 빨개지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한 해 팔린 갯수만 6만여 개, 매출액은 15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매년 뮷즈 정기공모를 진행하는데, 이 공모에서 주목할 만한 상품이 쏟아져 나온다.
특히 지난해 공모에서 선정된 '석굴암 조명'과 '신라의 미소 소스볼 세트', '달항아리 도어차임'은 뮷즈 공식 온라인숍(www.museumshop.or.kr)의 베스트 20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숯과 달항아리의 심플함을 함께 담은 '숯자기 달항아리 오브제', 한땀 한땀 수복문과 금복을 수놓은 '캐리어 벨트'를 비롯해 단청 문양 종이 밴드, 민화 타투 스티커 등 그야말로 센스 있는 상품들이 눈에 띈다.
각 박물관별 대표 유물을 소재로 만든 특화상품도 재미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특화상품으로는 '약사여래 찜질핫팩 인형'이 가장 인기다. 3월 4일 기준 품절이고, 4월 첫째 주에 재입고될 예정이다. 경주박물관 유물 말모양 토우를 모티브로, 잔 속에 귀여운 말 장식이 담긴 '말토우 주병세트'도 판매 중이다.
국립전주박물관은 대표 유물인 백자청화초화문편병을 소재로 한 굽접시, 주병세트, 스카프 등을 특화상품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국립진주박물관은 대표 유물인 사람 머리 토제품을 소재로 '두기우기' 캐릭터를 만들어 키링이나 쿠션, 담요로 제작했다.
국립부여박물관은 전체 뮷즈 중에서도 인기 상품으로 손꼽히는 금동대향로 미니어처가 특화상품. 당연히(?) 향로로 사용할 수 있고, 사탕 보관 등 다양한 용도로 써도 된다.
그럼 국립대구박물관은? 복식문화 전문박물관답게 ▷족두리 볼펜 ▷흑립 갓끈 볼펜 ▷한복 클립형 책갈피 ▷당의 자수 앞치마가 특화상품으로 올라와 있는데, 음 뭐랄까… 조금 아쉬움이 드는 것은 왜일까?



◆대구에서도 뮷즈 볼 수 있지
그 아쉬움을 달래고자, 주말앤 팀이 직접 뮷즈 실물을 보러 나섰다.
국립대구박물관 내 박물관상품관에서는 인기 상품인 반가사유상 미니어처와 취객선비 3인방 변색잔 세트, 금동대향로 미니어처를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 청자 잔세트와 접시 세트, 달항아리 쿠션, 백자청화초화문편병 주병세트, 명태 오브제, 백제향로 키링, 자개소반 무선충전기까지…. 독창적인 디자인의 뮷즈들을 발견할 때마다 "예쁘다"는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핫한 뮷즈들을 실물로 보니 더욱 욕심이 생긴 주말앤 팀. 아 참, 대구간송미술관 안에도 아트숍이 있지!
대구간송미술관 1층에 자리한 아트숍은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품을 소재로 제작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미인도와 혜원전신첩, 훈민정음,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등 전시에 출품된 작품 위주로 상품을 구성해 더욱 인기가 높다.
이 날 주말앤 팀의 눈에 띈 상품들을 소개해보자면 ▷미인도 네임택 ▷고려청자 이어폰케이스 ▷고양이(가 등장한 국정추묘, 황묘농접 그림이 들어간) 마스킹테이프 ▷한글 책갈피 ▷청자 패브릭 화병 ▷조선모자 마그넷 ▷청자상감운학문매병 키링 등이다. 고려청자 이어폰케이스라니, 너무 유니크한걸!
아트숍 관계자는 "전통 문양에 대해 의외로 젊은 층의 호응이 높다"며 "우리나라 전통의 아름다움이 전 세대에 걸쳐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소소한 문구 종류가 많이 판매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미인도·황묘농접·하화청정·풍악내산총람 등 소장품 그림이 담긴 아크릴 자석과 L자 파일, 미니홀더, 엽서, 열쇠고리가 아트숍 판매 인기 순위라고.
"평소 쉽게 볼 수 없었던, 전통 미술품과 문양을 활용해 색다르다는 반응이 많아요. 특히 전시장에서 작품을 직접 본 뒤에 여운이 남은 관람객들이 생활 속에서 우리 문화유산을 가까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박물관의 뮷즈처럼 판매하진 않지만, 대구미술관의 경우 미술관 로고를 활용한 기념품과 전시 특화 굿즈를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에 참여하는 관람객들에게 추첨을 통해 나눠주는 것.
특히 전시 특화 굿즈는 해당 전시가 있을 때만 받을 수 있다보니 더욱 인기가 높다. 전시 주제 또는 작품 이미지, 작가 특성에 맞게 제작한다.
지난해 '렘브란트, 17세기의 사진가' 전시 당시 렘브란트의 그림이 들어간 달력이나 칼 안드레의 미니멀리즘 조각을 잘 나타낸 지우개 세트가 호응을 얻었다. 또한 돌의 내부를 파고 들어가며 조각의 본질을 탐구하는 이기칠 작가의 작업 개념을 반영한 캔들·방향제도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기념품으로 손꼽힌다.
대구미술관 관계자는 "지난해 환경과 생태계 위기를 얘기하는 전시 '누구의 숲, 누구의 세계' 때는 업사이클링 기념품을 제작하는 등 전시 의미를 담았다"며 "관람객들이 좀 더 특별한 방법으로 전시나 작품을 추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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