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는 전쟁 행위"…'투자 황제' 워런 버핏, 트럼프 비판

입력 2025-03-03 18:21:18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AFP=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AFP=연합뉴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94) 회장이 "관세는 어느 정도 전쟁 행위(act of war)"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버핏 회장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버핏 회장은 2일(현지 시각) CBS 뉴스 인터뷰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우리는 관세를 많이 겪어봤다. 시간이 지나면 관세는 상품에 매기는 세금이 된다. 이빨 요정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침대 머리맡에 빠진 이를 두고 자면 이빨 요정이 이를 가져가는 대신 동전을 놓고 간다는 미국 설화를 비유로 든 것. 실제로는 이빨 요정이 아닌 부모가 동전을 놓는 것인데, 버핏 회장의 비유는 결국 누군가 세금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징벌적 관세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야기하고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세상에서 가장 흥미 있는 주제라고 보지만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버핏 회장은 미중 무역전쟁이 처음 시작됐던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2018~2019년)에도 미국의 공격적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부정적 결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버크셔는 최근 애플 등 보유 주식을 많이 팔고 현금을 확보해 주로 미국 국채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현금성 자산 규모가 3342억달러로 1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이를 두고 버핏 회장이 미국 경제와 증시의 약세를 전망하기 때문이라고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를 예정대로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오는 4일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하고, 이미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 중국에는 10% 관세를 더 매기겠다고 했다.

미국은 지난달 4일부터 중국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상황이라, 대중 추가 관세율은 20%로 인상되는 셈이다.

이 같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 소비심리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