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8,807가구, 7.7% 증가… 준공 후 미분양 30% 차지
올해 신규 분양 물량 두 배↑… 미분양 사태 악화 가능성
대구 아파트 64주 연속 하락… 할인 분양·공사 중단 속출
정치 불확실성·경기 침체 겹쳐…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 전망
대구 부동산 시장의 뇌관이라고 불리는 미분양 주택이 심각을 넘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미분양 주택은 8천807가구로 전월 대비 7.7% 늘었고 특히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급증했다. 여기에 올해 신규 분양 물량이 지난해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미분양 사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미분양 단지마다 할인 분양도 치열해지고 있다. 일부 단지는 공사 중단 사태까지 빚어졌다. 미분양 증가의 여파로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64주 연속 하락을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부동산 시장의 위축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급증하는 '악성' 미분양
![대구시 제공](https://www.imaeil.com/photos/2025/02/13/2025021315283667635_l.png)
국토교통부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대구의 미분양 주택은 8천807가구를 기록했다. 이는 11월(8천175가구)보다 632가구(7.7%) 증가한 수치다. 4개월 연속 감소하던 대구의 미분양 주택은 11월을 기점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악성이라고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천674가구로 전체의 30.36%를 차지한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990가구 규모의 달서구 후분양 단지가 저조한 분양 성과를 보이자 미분양 물량이 급격히 늘었다.
미분양 주택은 앞으로가 더욱 문제다. 부동산 광고 전문 회사인 애드메이저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신규 분양 단지는 9개 단지로 전체 가구수는 5천 가구 수준이었다. 올해는 20개 단지, 1만 가구가 신규 분양을 대기하고 있다. 이 중 12개 단지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후분양 단지다. 청약 결과에 따라 곧바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으로 누적될 위험이 있다. 실제 올해 10월 입주를 앞둔 동구 한 신축 아파트가 지난달 후분양을 진행한 결과 418가구 모집에 86명만 지원하면서 0.21대 1의 평균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미분양 단지들은 눈물겨운 할인 분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성구의 한 신축 아파트는 미분양 가구와 계약하면 분양가의 10%를 할인하고 계약 축하금으로 9천만원을 제공하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또 다른 수성구의 신축 아파트는 15% 할인 혜택에 이어 입주 후 2년 이내 시세가 하락하면 시행사가 이를 보상하는 환매 조건을 제시하며 판촉을 강화했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구에서 할인 분양을 진행하고 있는 미분양 단지는 32개로 추산된다. 모두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분양된 아파트다. 미분양 아파트가 단 한 가구라도 있는 대구의 전체 미분양 단지가 58개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이 할인 분양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주택업계는 물밑에서 할인하고 있는 단지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분양 문제가 심각해지자 공사를 중단하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공사비 회수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자 공사 자체를 중단하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가 시공하는 달서구 본동 주상복합아파트 건설공사 인근 주민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공사가 사실상 멈췄다고 입을 모았다. 2026년 6월 입주를 앞둔 이 아파트는 2022년 7월 분양 당시 0.9대 1의 평균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시에도 입지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270가구 모집에 24명만이 지원했다.
◆대구 아파트 가격 64주 연속 하락
미분양 주택의 여파로 전체 아파트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재고가 쌓인 마당에 굳이 제값 주고 살 필요가 없다는 게 주택업계의 설명이다. 13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0일 기준)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12% 하락하며 6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락폭은 지난 조사(-0.21%)보다 줄었으나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이었다. 지역별로는 북구(-0.22%) 태전·산격동, 서구(-0.20%) 내당동, 중구(-0.16%) 남산동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탄핵정국과 조기 대선 등 정치적 불안요소와 대출규제가 완화되지 않는 이상 부동산 시장의 위축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초 대구를 포함한 경상권 아파트 입주율을 64.5%로 직전 달(65.6%)보다 1.1%포인트(p) 하락했다.
미입주 원인은 ▷기존 주택매각 지연(42.1%) ▷잔금대출 미확보(26.3%) ▷세입자 미확보(21.1%) ▷분양권 매도 지연(5.3%) 순으로 조사됐다. 경기침체 우려와 불안한 정치상황 등으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높아지자 기존 주택 매각지연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주산연은 "탄핵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과 미국발 경제적 변동성 등 여러 불안 요인이 겹치며 주택시장의 위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1월 수분양자의 미입주 사유. 주택산업연구원 제공](https://www.imaeil.com/photos/2025/02/13/2025021315270091390_l.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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