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객기·헬기 충돌, "무전 30초 뒤 사고"…강에 추락한 67명 생사 불명

입력 2025-01-30 17:56:28 수정 2025-01-30 18:26:14

미 소방 "생존자 있는 지 몰라, 날씨 춥고 바람 많이 불어 구조 어려워"
AP 통신 "충돌, 관제사의 비행 조율 과정에서 발생한 것"
트럼프 "이번 사고는 막았어야 할 나쁜 상황"

29일(현지시간) 오후 로널드 레이건 공항 상공에서 군용 헬리콥터와 충돌 후 인근 포토맥강으로 추락한 민간 여객기 주변에서 사고수습 당국이 생존자를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오후 로널드 레이건 공항 상공에서 군용 헬리콥터와 충돌 후 인근 포토맥강으로 추락한 민간 여객기 주변에서 사고수습 당국이 생존자를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수도 워싱턴DC 근처 공항에서 여객기와 군용 헬기가 충돌하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총 67명의 탑승객 중 생존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특히 사고 발생 약 30초 전 군용 헬기는 관제사와 무전까지 나눈 것으로 알려져,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오후 8시53분쯤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항공의 여객기가 워싱턴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려고 접근하던 중 미국 육군의 블랙호크(시코르스키 H-60) 헬기와 충돌, 두 항공기는 근처 포토맥강에 추락했다.

여객기에는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 등 총 64명이 탑승하고 있었고, 블랙호크에는 군인 3명이 타고 있었다. 군인 중 고위직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에 총 67명이 휘말린 것이다.

미국 CBS 방송에 따르면 현재까지 18구의 시신이 수습됐지만, 생존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현장에는 워싱턴DC 소방대와 경찰, 미군 등 300여명의 인원이 급파돼 경찰과 소방이 보유한 보트를 총동원해 대규모 수색,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두 항공기가 평균 수심 7.3m에 달하는 강 속에 빠진데다, 좋지 않은 날씨 때문에 구조 여건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DC 소방서장인 존 도널리는 "생존자가 있는지는 모른다"며 "날씨가 춥고 바람이 많이 불어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또 AP통신에 따르면 여객기와 헬기의 충돌은 관제사의 비행 조율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객기가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헬기에 여객기와의 충돌을 주의하라는 경고가 무전으로 전달됐으나 직후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여객기는 공항으로 접근하던 중 약 400피트(약 122미터) 고도에서 시속 약 140마일(약 225km/h)의 속도로 비행하다가 급격한 고도 손실을 겪었다. 착륙 몇 분 전, 관제사는 착륙 예정이던 이 여객기에 기존보다 짧은 활주로인 33번 활주로에 착륙이 가능한지를 문의했고, 조종사들은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관제사는 33번 활주로 착륙을 승인했고, 비행 추적 데이터에서도 항공기가 새로운 활주로를 향해 접근 경로를 조정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어 사고 발생 30초 전, 관제사는 블랙호크 헬리콥터 조종사에게 착륙 중인 여객기를 확인했는지 문의했고, 항공기 뒤로 지나가라고 했지만 그로부터 몇초 뒤 충돌이 일어났다. 여객기의 무선 송신기는 활주로에서 약 2천400피트(약 730미터) 떨어진 지점, 즉 강 한가운데 상공에서 신호 전송을 멈췄다.

이 사고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항공기 추락을 막았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제탑은 헬기에 무엇을 봤느냐고 묻는 대신 무엇을 해야 할지 왜 말하지 않았나. 이것은 막았어야 할 나쁜 상황이다"며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 여파로 로널드 레이건 공항의 이착륙은 전면 중단됐으며 이곳에 착륙할 예정인 항공기는 인근 볼티모어 국제공항으로 회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