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태종·원경왕후 관계 조명…과도한 노출·CG 논란도
tvN·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원경' 속 태종 이방원(이현욱 분)의 엄지손가락에는 늘 용 모양의 반지가 끼워져있다.
태종과 원경왕후 민씨(차주영)가 서로를 애틋하게 여기던 잠저(潛邸·임금이 되기 전의 시기) 시절에 나눈 증표로, 살이 쓸려 반지에 피가 묻어도 빼지 않는다. 그리고 이 피 묻은 반지는 둘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원경'은 조선왕조 태종과 원경왕후의 애증 어린 관계에 초점을 맞춘 사극 드라마다.
원경왕후에게 태종은 연인이었으며, 동지였고, 동시에 자기 형제들을 죽이고 집안을 무너뜨린 원수기도 하다.
태종이 고려를 무너뜨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왕자의 난을 거쳐 왕위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원경왕후의 공이 컸다.
태종도 이를 알고 있지만, 동시에 원경왕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한다. 특히 민씨 집안이 지나치게 큰 힘을 갖는 것을 경계한다.
극 중 둘은 맹렬히 싸우거나 열렬히 사랑하거나 혹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는 극단적인 행동을 반복한다. 날 것의 감정싸움은 그 어떤 로맨스 드라마보다도 생생하게 묘사된다.
'원경'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은 캐릭터다.
태종은 '용의 눈물'과 '육룡이 나르샤', '태종 이방원'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드라마로 만들어질 정도로 사극 시청자들에게 유독 사랑받는 역사적 인물이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자존심과 열등감이 강해 아버지의 인정과 부인의 존경을 바라는 태종의 모습이 세세하게 그려졌다.
여기에 원경왕후는 고려말 권문세족의 딸로 태어나 남편을 직접 고르고, 왕으로 만들어내는 호걸로 묘사됐다.
원경왕후는 극 중에서 직접 자신이 결혼할 상대를 고르고, 갑옷을 입고 검을 휘두른다. 또 자신을 누르려는 태종 앞에서 절대 주눅 들지 않는다.
태종의 "내가 만든 조선에서는 부디 조선의 여인으로 사시오"라는 말에 "차라리 고려의 여인으로 죽겠습니다"라고 대차게 받아치는 원경왕후의 모습에서 두 사람의 성격이 읽힌다.
이 때문에 '원경'이 과도한 노출 연기로 이목을 모았다는 점이 한층 아쉬울 수밖에 없다. 노출이 없었더라도 이야기가 가진 힘 덕분에 충분히 시청자를 끌어모았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극중 상반신을 모두 노출한 원경왕후는 물론 후궁들의 동침 장면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컴퓨터그래픽(CG)을 사용해 노출 장면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본에는 없는 노출 수준을 제작진이 요구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처음부터 티빙 버전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 제작된다는 점을 오픈하고 캐스팅을 진행했다"며 "노출 장면이 있다는 것도 오픈된 상태였고, 노출 수위에 대해서는 캐릭터와 장면의 특징에 따라 배우별로 진행된 부분이 있으며, 제작이 이루어지는 단계별로 소속사 및 배우별로 협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원경'의 이야기가 반환점을 돈 가운데 새로운 시도도 눈에 띈다.
티빙은 지난 21일 드라마 '원경'의 프리퀄(전 이야기)에 해당하는 '원경: 단오의 인연'을 공개했다.
태종과 원경왕후가 10대 시절에 서로를 만나고, 함께 손을 잡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원경' 방영을 시작한 지 고작 2주 만이자 총 12부작의 절반에 해당하는 6회까지 공개된 시점에 등장한 스핀오프다.
드라마가 마무리되고 나서 인기에 힘입어 후속작이 나오는 경우는 있어도, 이처럼 방영 도중에 스핀오프 특별판을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가운데 '원경'의 시청률은 꾸준히 5%대를 유지하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가운데서는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이후 처음으로 첫 방송 시청률이 5%를 기록한 작품이라고 티빙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다른 콘텐츠 업계 관계자도 "주말드라마도 아니고 케이블 방송 월화드라마가 5%대를 보이는 것은 꽤 고무적인 성과"라며 "화제성도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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