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5 한국 프로농구 정규 리그 '대구 한국가스공사-수원 KT전', 관중들의 응원 열기 뜨거워
이날 승리한 대구 가스공사…선수·치어리더, 하이파이브로 팬 서비스 '엄지 척'
만화 '슬램덩크'로 농구 입문, "실제로 보고 싶어 경기장 찾아"
이제 막 농구에 눈을 뜬 '농린이'들 주목…농구 관람 꿀팁은?
가을 야구의 열기도 지나고 겨울이 왔다. 겨울이라고 스포츠 즐기지 말란 법 없지. 실내 스포츠를 즐기기 좋은 계절이 또 겨울이라고!
대표 실내 스포츠 농구의 열기가 범상치 않다. 지난 2023년부터 시작된 '슬램덩크 열풍'이 계속되면서 실제 농구 경기 관람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초 단위로 승부가 갈리는 농구의 묘미에 다양한 농구 콘텐츠를 즐기는 '농놀(농구놀이) 신드롬'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지난 16일 주말& 팀이 24-25 한국 프로농구 정규 리그로 대구 한국가스공사-수원 KT전이 열리는 대구 실내체육관을 찾았다. 대구 연고팀인 한국가스공사의 올 시즌 성적이 순항하면서 봄 농구에 대한 기대감에 가스공사 팬들의 발걸음도 덩달아 즐겁다.

◆농구 열기 '후끈'…직접 가본 대구실내체육관
지난 16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수원 KT전을 보기 위해 찾은 대구실내체육관. 체육관에 들어서니 쿵쿵 대는 음악 소리에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어두운 조명 속에 모두들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서 흔들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농구 코트와 가장 가까운 관중석은 팬 미팅 현장을 방불케 했다. 소위 '대포 카메라'라고 불리는 길쭉하고 거대한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든 일부 팬들도 보였다. 선수들의 몸짓과 표정을 나노 단위로 포착하겠다는 듯 셔터 소리는 작렬했다.

7시 정각,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쉴 새 없이 음악이 이어졌다.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 싸이의 예술이야 등 따라 하기 쉽고 신나는 히트곡들이다. 혹시나 응원가를 몰라도 걱정마라. 박자에 맞춰 '한국가스공사' 파이팅을 외치면 되니, 미취학 아동도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쉽고 간단하다.
농구는 공격팀이 공을 잡은 순간부터 24초 내로 슛을 던져야 한다. 이 룰 덕에 경기 속도감이 빠르다. 덩달아 관중들의 응원 열기도 뜨겁다. 우리 팀이 공격일 때는 응원가를, 수비일 때는 '디펜스'를 외치는 것이 농구 경기 국룰! 응원을 몰아붙인 탓에 땀이 날 정도로 더웠다. 스트레스도 날리고, 땀 흘려서 안색도 맑아지고. 이거 완전 럭키비키잖아?

비교적 쉬는 시간이 많은 스포츠가 농구다. 쉬는 시간마다 치어리더들이 코트 위로 올라와 다양한 상품을 관중들에게 랜덤으로 전달한다. 이날 경품 중 하나였던 피자를 든 치어리더가 2층 관중석으로 올라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구애(?)의 춤을 열심히 추는 관중도 등장했다.
이날 경기는 역대급으로 흥미진진했다. 경기 내내 엎치락뒤치락 점수를 오가던 가스공사와 KT. 마지막 18초를 남겨둔 동점 상황. 가스공사가 공격권을 잡자 경기장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3, 2, 1...! 니콜슨의 버저비터로 쏜 공이 포물선을 그려 마침내 바스켓 안에 쏙 들어가는 순간, 모두가 숨을 멈춘 듯했던 경기장이 그제야 함성으로 가득 찼다. 소리 지르다가 감격스러워 눈물 흘릴 뻔.
경기가 끝나도 곧장 농구장을 떠나지 말 것. 특이한 광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관람객들이 경기장을 빙 둘러싸고 서서, 선수 및 치어리더들과 하이 파이브를 하는 신선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슬램덩크' 열풍이 농구 관람으로 이어져
대구 가스공사는 올 시즌에만 3번이나 매진을 기록했다. KBL에 따르면 올 시즌 개막 이후 홈 15경기 동안 대구실내체육관을 찾은 관중 수는 3만6천995명으로 지난 시즌 홈 15경기 2만 7천230명과 비교하면 35.8% 늘었다. 예매율은 82%로 10개 구단 중 1위다.
가스공사만의 호황이 아니다. 올 시즌 1라운드가 끝난 지난해 11월, KBL은 1라운드 45경기에서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13만4천119명으로 지난 시즌 같은 라운드(11만165명) 대비 21.7% 증가했다고 밝혔다.
농구 인기의 시작은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누적 발행 1억2천만부인 스포츠 만화 '슬램덩크'를 원작으로 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개봉한 것. 영화는 3040세대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1020세대의 마음까지 흔들었다. 영화는 누적관객수 488만명을 동원하며 그해 전체 박스오피스 최종 6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지난해부터 한국 가스공사를 응원하기 시작했다는 2년 차 여성 농구팬 정규민(28) 씨도 슬램덩크로 농구를 접했다. 수원kt전을 관람하기 위해 대구실내체육관을 찾은 정 씨는 "슬램덩크를 보다가 실제 경기가 궁금해져서 농구장을 찾기 시작했는데 생동감과 박진감이 넘치는 경기에 대구 가스공사의 팬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궁금증에 농구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을 농구팬으로 거듭나게 한 비결은 실력이 탄탄한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 경기력 덕분이다. 특히 가스공사는 KBL 정규리그 3위, 4위를 오가고 있다. 정상급 가드로 꼽히는 벨란겔, 국가대표팀에 뽑힌 신승민 등 쟁쟁한 선수들의 활약이 크다.
옛 팬덤의 저력(?)이 부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구가 어떤 도시인가. 200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오리온스에 열광했던 도시다. 비록 아픈 헤어짐을 겪었지만 그 시절 힉스, 김승현을 외쳤던 대구 시민의 DNA 속에는 여전히 농구에 대한 사랑이 남아있는 게 아닐까.

◆농구 관람이 처음인 그대들을 위해
이제 막 농구에 눈을 뜬 '농린이'들 주목. 농구에 대해 잘 모른다고? 일단 경기장에 앉으면 경기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남은 시즌 동안 농구장을 찾을지 모를 관람객을 위해 나름대로 꿀팁도 정리해 봤다.
1. 예매는 KBL에서, 옷은 가볍게
티켓 예매는 KBL 사이트, 앱을 통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경기 5일 전에 티켓이 오픈된다. 층별로는 1층, 2층, 3층으로 나뉜다. 경기장이 크지 않아 2층 일반석에서도 충분히 좋은 시야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응원 열기를 더 느끼고 싶다면 응원 구역 F1, F2을 추천한다. E3, G1도 괜찮다.
옷과 짐을 차에 두고 내리거나, 얇은 옷을 겹겹이 입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농구는 겨울 실내 스포츠이기 때문에 경기장 내에 히터를 강하게 튼다. 조금만 있어도 금방 더워지기 쉽다.

2. 응원 도구와 먹거리는 미리 준비하자
야구장처럼 장내에 매점이나 푸드코트가 있는 것이 아니다. 경기장 밖 푸드트럭이 있지만 2대뿐이어서 열악하다. 실내체육관은 경북대 북문 상권과도 가까워 마음만 먹으면 다양한 음식을 준비할 수 있다. 경기장 내 주류 반입은 금지되니 주의하자.
한 쿼터당 텀이 짧고 중간중간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농구, 야구, 축구 모두 직관해보니 농구만큼 박수를 많이 치면서 보는 경기는 없다. 경기장 내 응원 도구를 팔고 있어 함께 하면 재미가 두 배가 될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TK를 제조·첨단 산업 지역으로"…李 청사진에 기대감도 들썩
민주 "김민석 흠집내기 도 넘었다…인사청문회법 개정 추진"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