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불법이민 철퇴 속도전…이주민 460명 체포·하늘길 1만명 차단

입력 2025-01-23 16:08:16 수정 2025-01-23 16:19:48

트럼프 첫날…남서부 국경에 병력 최대 1만명 파견
미국 거주 한인사회 일각에서도 단속 임박에 불안감 확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불법이민 단속과 추방에 들어간 가운데 22일(현지시간) 멕시코 타마울리파스주 마타모로스 국경에서 멕시코 해군 구성원이 임시 대피소 건설을 시작하면서 경비를 서고 있다. AFP 연합뉴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불법이민 단속과 추방에 들어간 가운데 22일(현지시간) 멕시코 타마울리파스주 마타모로스 국경에서 멕시코 해군 구성원이 임시 대피소 건설을 시작하면서 경비를 서고 있다. AFP 연합뉴스

불법 이민에 '철퇴'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빠르게 국경을 걸어 잠그고 있다. 불법 이민자 단속에 나선 지 33시간 만에 460명을 체포했고 미국 남서부 국경에 1천500명의 병력을 파견, 불법 이민자를 차단하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사회 일각에서도 불법 이민자 추방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남서부 국경에 군인 1천500명 배치

로버트 살래세스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은 2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국방부가 이날부터 남서부 국경에 1천500명의 병력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배치된 주(州)방위군과 예비군 등 2천500명에 더해 이곳 국경 지역의 육군 병력을 확충하겠단 설명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 관련,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군이 많게는 1만명의 병력 배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당국자는 이날 국방부가 발표한 배치는 '초기 단계'이고, 더 많은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며 배치 병력이 1만명까지로 늘 수 있다고 밝혔다.

군 고위 관계자는 국경 감시 강화를 위해 유인 항공기나 무인기(드론)도 동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관세국경보호청(CBP)은 공중 보건과 관련한 사유를 들어 이민자의 입국을 차단하라는 지시를 일선에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CBP 고위 간부들에게 배포된 문건에 국경 요원들에게 '전염병이 존재하는 국가를 통과했다는 이유'를 들어 이민자 입국을 차단하라는 지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민 460명 체포, 1만명 미국 입국 무산

미국은 난민 입국을 막는 구체적인 행정 조치에도 들어갔다. 미국 CNN 방송은 이날 미 국무부 메모를 인용해 앞서 정해진 절차를 완료하고 미국 입국을 앞두고 있던 난민들의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이 메모에는 "이전에 예정된 난민들의 미국행은 모두 취소되고, (입국을 위한) 새로운 여행 예약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난민지원센터(RSC)는 추가적인 난민 사건과 관련한 입국 일정을 요청해선 안 된다"고 적혀있다.

아울러 "모든 난민 사건 처리와 (본국에서의) 출발 전 활동도 중단된다"며 새로운 난민에 대한 추천 신청도 하지 말라는 내용도 담겼다.

소식통은 이번 조치로 난민 약 1만명의 미국 입국이 무산됐다고 전했다. ICE는 트럼프 취임 첫날부터 33시간 사이에 불법 이주민 46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한인사회, 불법이민 단속 임박에 불안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사회 일각에서도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 거주 교민 중 다수는 합법적인 체류 신분을 가지고 있지만 여러 사정으로 합법 체류 신분을 가지지 못했거나 현재 체류 신분 변경을 진행 중인 교민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미주 한인단체인 민권센터의 차주범 선임 컨설턴트는 22일(현지시간)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가 비대면으로 개최한 '2기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자 정책 대비 공동 대응방안' 회견에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미교협 가입 단체에 무수한 전화가 쏟아졌다"고 긴장된 분위기를 전했다.

차 컨설턴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정책 공약 탓에 추방을 걱정하는 서류 미비자 교민은 물론 시민권자와 결혼해서 신분 변경 과정에 있는 분 등 다양한 개인 사례를 갖고 문의를 해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피난처'(sanctuary)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시카고의 경우 ICE의 이민 단속 작전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며 현지 한인 사회에서도 긴장감이 커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