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날아온 돌멩이·난투극…역대 美대통령 취임식 흑역사는

입력 2025-01-20 16:55:15

1841년 해리슨 대통령, 혹한·장대비에 연설…취임 한달만에 폐렴 사망
1829년 잭슨 대통령, 초청인사들 술취해 난투극…백악관 밖에서 첫날밤
트럼프 취임식, 혹한에 실내에서…1985년 레이건 이후 40년 만에 처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대한 흑역사가 관심을 모은다. 혹한이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행사 일부가 취소되기도 하고 행사장에서 난투극이 벌어지는 사례도 있었다.

20일(현지시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혹한 예보에 따라 취임식 행사가 40년 만에 의사당 내부에서 진행됐다. 취임식은 당초에 22만여명을 초청해 화려하게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식 역사상 두 번째로 추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취임 연설을 의사당 중앙홀(rotunda)로 옮겨 진행하기로 했다.

1월에 열리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그간 추위로 회자된 사례가 여럿 있었다. 가장 최근 사례는 1985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 때다 취임 선서가 진행되는 정오를 기준으로 당시 기온은 영하 13.8℃, 체감 기온은 영하 40℃였다. 1937년 이래 가장 추운 날씨에 눈보라까지 몰아치면서 퍼레이드가 취소됐고 취임 선서도 의사당 안에서 이뤄졌다.

1841년 윌리엄 해리슨 전 대통령 때 일도 대표적인 혹한 사례로 거론된다. 당시 취임식은 3월이었는데도 한파가 몰려왔고 장대비까지 쏟아졌다. 하지만 해리슨 전 대통령은 외투도 입지 않은 채 2시간에 가까운 연설을 했고 이후 오한에 시달리다 취임 한 달여 만에 폐렴으로 숨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 때는 추위가 아닌 코로나19 확산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 사태로 취임식이 간소하게 치러졌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은 오찬과 무도회가 생략됐고 초청객도 1천여명에 그쳤다. 취임 축하 퍼레이드는 가상으로 대체됐다.

난투극이 벌어진 사례도 있었다. 1829년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의 취임식은 초대 손님들로 엉망이 됐다. 술에 취한 손님들이 백악관 카펫에 음료를 쏟고 커튼을 찢었으며 난투극마저 벌어졌다. 잭슨 전 대통령은 결국 뒷문으로 탈출해 취임 첫날밤을 백악관 밖에서 보내야 했다.

1969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취임식은 베트남전 반전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취임식 당일에도 워싱턴DC 곳곳에서 반전시위가 계속되면서 닉슨 전 대통령이 탄 차량에도 시위대가 던진 유리병과 돌멩이가 날아들었다.

1945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취임식은 2차 세계대전이 지속되고 있었고 대통령의 건강 상태도 좋지 않아 15분 만에 종료됐다.

지금처럼 취임식 날짜가 1월 20일로 굳어진 것은 1937년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 때부터다. 물러나는 대통령과 취임하는 대통령이 마차를 타고 취임식장으로 함께 간 것은 1837년 마틴 밴 뷰런 전 대통령 때가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