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마지막 연설 "희망 붙잡아야"

입력 2025-01-20 15:59:49

대선 경선서 결정적 승리 안긴 사우스캐롤라이나 퇴임 전날 방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에 있는 국제 아프리카계 미국인 박물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에 있는 국제 아프리카계 미국인 박물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82)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마지막 연설에서 "나라의 영혼을 되찾기 위한 싸움"이 진행 중이라며 "희망을 붙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퇴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찰스턴의 로열미셔너리 침례교회를 방문해 예배중에 행한 연설에서 "이 나라의 영혼을 되찾기 위한 투쟁은 힘들고, 현재 진행 중임을 우리는 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위험과 가능성의 경계에 있다"면서 "그러나 믿음은 우리에게 우리가 꿈꾸는 미국은 항상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가까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희망을 굳게 붙잡아야 한다"며 "우리는 다가올 더 좋은 날에 대한 믿음을 항상 유지하면서 계속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뒤 "나는 어디로도 떠나지 않는다"며 "농담이 아니다"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또 "(대통령으로서) 여러분들과의 여정을 끝내지만 나는 내 일에 대해서 내가 29살 '아이'였던 때만큼이나 열정적"이라며 "나는 결코 지치지 않았다"고 역설했다. 그는 2020년 대선 민주당 경선 때 초반 부진했던 자신에게 중요한 승리를 안겨주며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 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민들에게 "많은 빚을 졌다"고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반세기 넘는 자신의 정치 여정에서 가장 빛났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곳에서 임기 사실상 마지막 날을 보낸 것이다. 이어 이날 오후 1760년대부터 1808년까지 수만 명의 아프리카 출신 노예들이 미국으로 끌려온 통로였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선창가에 세워진 '국제 아프리카계 미국인 박물관'을 둘러봤다.

이곳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첫 흑인 국방장관이었던 로이드 오스틴 장관과 첫 흑인 여성 대법관으로 기록된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을 각각 자신이 임명한 사실을 거론하며 자신이 행정부를 "미국 답게" 만들었다고 자부했다.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 승리하며 78세 나이에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그는 재선에 도전해 작년 당내 경선에서 승리했으나 고령에 따른 인지력 저하 문제를 노출하면서 작년 7월 후보 자리에서 물러났다.

1973년 초선 연방 상원의원(델라웨어) 임기를 시작한 이래 52년간 몸담은 워싱턴에서의 중앙 정치 활동에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