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특위 활동기간 올해 말까지…연장 없어
활동 성과 의문, 보고서 내용도 빈약
보고서 채택해준 서구의회 책임론으로 번져
"현장 위주 활동, 보고서에 모두 못 담아" 해명
대구 서구의회 산하 악취저감대책특별위원회(이하 악취특위)가 구성 1년 만에 해산 수순에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서구의회에 따르면 악취특위는 활동기한 연장 없이 오는 31일 해산한다. 올해 서구의회의 공식 의사일정은 지난 23일 종료됐고, 이날까지 악취특위의 활동기간 조정‧연장에 관한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소속 위원들은 내년부터 특위가 아닌 개인자격으로 악취 저감 활동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역의 악취 피해가 여전한데도 이들이 해산을 결정한 배경에는 악취특위를 향한 주민 반발이 꼽힌다. 악취특위는 활동기간 내내 적극성 부족, 소통 부재, 성과 부진 등 주민들의 각종 비판을 받아왔다.
주민들은 악취특위가 불신을 자초했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이 악취특위에 회의록 및 현장방문 사진 등 활동내용을 온라인상에 공유해 달라고 줄곧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올라온 사진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회의록도 활동 초기 게시된 2건뿐이다.
그러던 중 악취특위가 서구의회에 활동 보고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시선은 보고서 공개 여부와 그 내용에 쏠렸다. 서구의회는 지난 23일 본회의에서 해당 보고서를 채택했다.
본지가 악취특위 활동 보고서 전문을 입수해 살펴본 결과, 악취특위에 대한 주민들의 부정적 평가는 끝내 뒤집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보고서에는 주민들이 마지막까지 기대했던 악취특위의 '물밑 활약' 내용은 고사하고,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할 요소도 제대로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 92쪽의 보고서에는 ▷결의안 채택 1회 ▷성명서 발표 1회 ▷건의문 전달 2회 ▷언론 특별기고 1회 ▷간담회 3회 ▷각종 회의 3회 ▷현장 방문 4회 등 총 15건의 활동 이력과 관련 문서·언론 보도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 중 21쪽은 인터넷 기사 갈무리 등 단순한 언론 보도 스크랩에 쓰였는데, 이마저도 스크랩된 기사 제목과 매체명이 잘못 적힌 경우가 발견됐다.
회의 관련 문서에는 회의(속기)록이 포함되지 않았고, 주민 간담회 대목에는 특위 측 답변이나 요청 사항 이행 여부 등을 충실히 담지 않았다. 이를테면 지난 4월 5일 열린 간담회 문답자료 18개 중 5개에는 특위 위원들이 집행부에 답변을 요구하겠다는 표시가 달렸다. 하지만 관련 답변이나 추후 진행 상황은 보고서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지역주민들은 악취특위가 마땅한 소득 없이 해산하는 게 못내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평리뉴타운의 한 주민은 "아파트별 측정소 설치·악취 포집 등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건 물론이고, 노력하려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악취특위 선포 후 회의라곤 고작 2번에, 주민들과의 소통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며 "이럴거면 특위를 왜 구성한지 의아할 따름이다. 보고서가 '맹탕'인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서구의회 전체가 함께 책임질 사안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 비산동 주민은 "서구의회 의원 10명 중 5명이 들어간 특위가 제대로 활동하지 않았고, 그 정황이 담긴 보고서를 본회의에서 그냥 통과시켜줬다. 이건 서구의회 전체가 책임질 일"이라며 "대의기관이 주민들의 최고 관심사를 이런 식으로 다루는 게 이해가 안된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이동운 악취특위 위원장은 "구청 등으로부터 대신 답변 받은 내용은 문의했던 주민들에게 개인적으로 전달했다"며 "악취특위 해산 이후에도 관련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악취특위 위원이기도 한 정영수 서구의회 의장은 "실제로는 보고서에 적힌 것보다 더 활발히 활동했다. 현장 방문 위주로 하다 보니 일일이 기록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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