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빠른 차별화, 여권 내 비판·책임론 韓에 집중될 듯
정치초보·검사 출신 이력 尹과 겹쳐 당분간 확장성에 부담
당내 리더십 유지 여부도 불확실… 비대위 전환 가능성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14일 오후 국회에서 찬성표 204개와 함께 가결됐다.
여당이 마지막까지 당론을 모았음에도 결국 탄핵 저지에 실패하면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본격적으로 거셀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향후 그의 정치적 행로 역시 순탄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대표는 14일 표결을 앞두고 국회로 출근하며 "오늘은 우리 모두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만 생각해야 한다"면서 탄핵 찬성 표결에 재차 힘을 실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이틀째 탄핵 찬성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상욱 의원에게 자신이 착용하고 있던 붉은색 목도리를 둘러주며 격려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앞서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탄핵으로 대통령의 직무 집행 정지를 시키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며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한 대표의 정치적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리스크를 조기에 인식하고 경고하면서 일찍이 차별화 했고, 합리적인 보수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도 있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현재로선 어두운 전망이 더욱 많다.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 행보를 보인 나머지 야당에 공격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총선 패배 직후 재등판함으로써 당내 갈등을 조장하고, '정치초보'의 경험 부족을 수시로 노출하면서 당을 수렁에 빠트렸다는 목소리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집권여당 대표는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연대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논거도 있다.
특히 이번 비상계엄 사태 이후 수습 과정에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반을 두고 입장을 수시로 바꾸거나, 당내 여론 수렴 과정에서 한 대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면서 당 대표로서의 리더십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당내에서부터 한 대표에 대한 거센 공격이 감지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한동훈과 레밍의 반란으로 내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지도부를 총사퇴시키고 반군들은 비례대표 빼고 모두 제명처리 하라"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 역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썼다.
'검사 출신', '정치 초보'라는 윤 대통령과의 닮은 꼴 커리어 역시 한 대표의 정치인으로서의 미래에 당분간 주홍글씨로 작용할 수 있다. 검사 출신 정치 초보에게 권력이 주어졌을 때 벌어진 혼란상을 국민들이 목도한 만큼 확장력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당장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최고위원의 줄사퇴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가능성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다만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최고위원들의 사퇴를 막는 등 내부 갈등 차단에 부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지도부 공백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여권 인사들에 따르면 권 원내대표는 친윤 성향인 인요한 최고위원의 사퇴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 최고위원은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탄핵 시 지도부 일원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었지만, 당의 화합을 강조하는 권 원내대표 설명을 듣고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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