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없는 곳 알려드릴게"…'장애 영아 살해 사건' 산부인과 의사도 연루

입력 2024-11-27 08:18:40

청주지법 살인 혐의 산부인과 의사, 구속영장 기각
친모와 공모해 장애 안고 태어난 영아 숨지게 해
"장애 미리 알려줬어야" 항의에 "사망진단서 끊어주겠다"

청주에서 발생한 장애 영아 살해 사건과 관련해 친모와 범행을 공모한 산부인과 의사가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청주에서 발생한 장애 영아 살해 사건과 관련해 친모와 범행을 공모한 산부인과 의사가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청주에서 발생한 '장애 영아 살해 사건'과 관련해 산부인과 의사가 친모와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산부인과 의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26일 청주지법 김승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를 받는 60대 산부인과 의사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증거도 이미 확보돼 있어 이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경찰이 피해 영아의 아버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사가 도망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신청을 기각한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달 10일 청주 흥덕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부부와 공모해 장애가 있는 생후 1주일 된 영아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부부가 팔에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은 후 "초음파 검사를 통해 미리 알려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항의하자 조리원 내 폐쇄회로(CC)TV가 없는 위치를 알려주거나 사망진단서를 끊어주겠다는 등의 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향후 부부가 장애아 출산에 대해 문제를 삼을 것을 우려해 이 같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친모 B씨는 CCTV가 없는 모자동실에서 영아를 엎어 놓은 뒤 질식해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신생아가 홀로 자세를 바꿀 수 없는 점을 수상히 여겨 수사를 확대하면서 범행이 밝혀졌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했고 친모 B씨는 범행을 자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