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쏟으며 숨었지만…경찰 돌아가고 결국 살해됐다

입력 2024-11-26 21:30:41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종업원으로 고용한 지인을 감금하고 장기가 파열될 만큼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업주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4부는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2) 씨의 죄명을 상해치사 등으로 변경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 피해자 B씨를 고용하고 동거하면서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과거 공익근무요원(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알게 된 사이였다.

A씨는 B씨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옷걸이 봉이나 주먹으로 온몸을 때렸다. B씨는 숨지기 보름 전인 지난 5월 5일쯤 식당 주방에서 코피를 흘릴 정도로 맞았고, 인근 다른 식당으로 도망친 뒤 112에 '살려달라'며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지만 A씨는 B씨를 찾아내 차량에 감금했다. 경찰관들에게는 "다른 곳으로 도망가서 나도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거짓 발언을 했다.

이 사건 이후 B씨는 A씨 집에 감금된 채 수시로 폭행당했고 갈비뼈가 골절되고 장기가 파열돼 끝내 숨졌다.

검찰은 A씨에게 살인 혐의롤 적용해 기소했지만 법원은 살인의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피해자를 노동력을 제공하는 도구로 취급하면서 물리적 폭력의 대상으로 삼았다"며 "피해자 사망이라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회복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했고 유족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할 정도의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부족하다"며 "살해할 의도로 반복적·지속적으로 공격하였다고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