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통계서 대구 상급종합병원 전문의 숫자 감소세 뚜렷
더 나은 임금과 처우 찾아 종합병원·개원 이탈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을 중증 치료 위주의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정작 대구 지역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의는 줄고 있다.
30일 국회 보건복지위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국립대병원으로부터 최근 3년간 전공의를 제외한 의사직 모집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북대병원은 2022~2024년동안 808회(경북대병원 395회, 칠곡경북대병원 413회)의 모집공고를 통해 1천410명(경북대병원 696명, 칠곡경북대병원 714명)을 모집한다고 했지만 정작 응시한 인원은 562명(경북대병원 273명, 칠곡경북대병원 289명)으로 총 모집인원의 39.9%(경북대병원 39.2%, 칠곡경북대병원 40.5%)에 불과했다.
실제 시험을 통해 채용된 인원은 544명(경북대병원 264명, 칠곡경북대병원 280명)으로 더 줄어들었고 2024년 현재 근무하는 인원은 359명(경북대병원 163명, 칠곡경북대병원 196명)으로 채용 인원의 65.9%만 남아있었다.
전국 15개 국립대병원 중 모집인원 대비 응시율이 50%가 넘는 곳은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부산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등 5곳 뿐이었다.
백승아 의원은 "수련병원의 의사도 부족한 상황에서 의대를 졸업한 수련의들이 지역국립대병원에 남기 힘들 것"이라며 "이대로 두면 아무리 의대생 숫자를 늘려도 지역의대를 졸업하고 대학병원에 남지 않고 모두 떠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국립대병원, 사립대병원 할 것 없이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의들이 점점 빠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역별·종별 전문의 인력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2022년 2분기 대구 시내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전문의는 1천107명이었으나, 2023년 2분기에는 1천100명, 올해 2분기에는 1천84명으로 점차 줄고 있다. 최근 3년간 증감률은 -2.07%였다.
상급종합병원에 전문의들이 줄어드는 동안 종합병원의 전문의들은 늘어났다. 대구 시내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전문의는 2022년 2분기에는 515명이었으나 2023년 2분기에는 545명, 올해 2분기에는 556명으로 꾸준히 늘어 3년간 증감률이 7.96%였다. 개원의 숫자도 늘어나 2022년 2분기 2천517명, 2023년 2분기 2천616명, 2024년 2분기 2천716명으로 최근 3년간 7.91% 늘어났다.
많은 상급종합병원 전문의들이 병원을 떠나는 이유는 결국 고도화된 진료기술에 걸맞지 않은 처우 때문이다. 대학병원 교수 출신인 한 개원의는 "전공의 사직 전만해도 대학병원 교수를 하면 전공의를 가르치는 보람과 더불어 업무를 어느정도 나눠서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같은 월급으로 전공의 일까지 떠맡게 된다"며 "차라리 전공의 일까지 할 거라면 임금이라도 더 잘 주는 종합병원으로 가거나 차라리 개원을 선택하는 경로로 간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한 상급종합병원 병원장도 "가장 큰 문제는 떠나는 의사들을 잡을 동인이나 동력을 병원 안에서 만들기 쉽지 않다는 점"이라며 "현 상태로 정부가 '전문의 중심병원으로의 전환'을 진행한다면 지역 상급종합병원들은 대부분 문을 닫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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