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원전 르네상스, 경북이 이끈다

입력 2024-10-29 16:23:48 수정 2024-10-29 20:30:43

신한울 1·2호기 준공 기념식, 3·4호기 착공식…30일 경북 울진서 열려
경북도, 국내 원전 절반 이상 보유…원전 산업 전 주기 생태계 갖춰
경주 SMR 산단, 차세대 원전 산업 육성 마중물 역할

신한울1호기. 매일신문DB
신한울1호기. 매일신문DB

전 정부의 탈(脫)원전 기조 속 운영 허가 취득에만 6년 7개월의 허송세월을 보낸 신한울 1·2호기 준공 기념식이 30일 오후 경북 울진에서 열린다. 지난 8월1일 개최하려다 기념식 당일 오전 1호기 터빈 작동이 정지되는 사고로 연기된 지 정확히 90일 만이다. 이날 준공식과 함께 지난달 13일 공사에 들어간 신한울 3·4호기 착공식도 함께 열린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신한울 3·4호기는 1400MW(메가와트)급 가압경수로형 원전(APR1400)이다. 이 모델은 신한울 1·2호기와 설계가 동일하다. 준공 목표 시점은 각각 2032년 10월, 2033년 10월이다.

신한울 3·4호기 착공은 원전 생태계의 완전한 복원을 의미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10월 국무회를 열고 신한울 3·4호기를 비롯해 영덕 천지원전 1·2호기 등 원전 6기의 건설 '백지화'를 밝힌 바 있다.

반면, '탈(脫) 탈원전'을 국정 기조로 내세운 윤석열 정부는 집권 직후인 2022년 7월 3·4호기 건설 재개를 포함한 에너지 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해 1월에는 제10차 전력계획을 발표하면서 3·4호기 건설을 구체화했다.

신한울 3·4호기는 공사비만 11조7천억원이 투입된다. 공사 기간 지역 주민 채용과 지역 장비 사용 등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 1·2호기 건설 당시 지역 주민 채용 비율과 지역장비 사율 비용은 각각 26%, 63% 수준에 달했다. 이외에도 운영기간(60년 기준) 2조465억원의 법정 지원금 지급 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가동 원전 절반이 넘는 12기를 보유한 경북은 1·2호기 준공, 3·4호기 착공으로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경북은 원전 설계, 건설, 운영, 해체, 폐기물 처리 등 원전 관련 산업의 전 주기 생태계를 갖춰가고 있다. 특히, 이미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친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와 2030년 조성 목표인 경주 소형모듈원자로(SMR) 국가산업단지 등은 차세대 원전 산업 육성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된다.

오는 2026년부터 시행되는 지역별 전기 요금 차등제(분산 에너지 특별법)도 경북의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의 에너지 자급률은 216%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송·배전 거리에 따른 에너지 차등 요금제가 도입되면 경북이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는 이차전지 산업 활성화와 함께 데이터센터 유치·건립 등 분야에서 큰 이점을 발휘할 수 있다.

도는 최근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 산단 내 위치한 원전을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저장·활용 등을 위한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을 밝히는 등 '에너지 산업 대전환'에도 나서고 있다.

도 관계자는 "'탈원전 정책 폐기'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1·2호기 준공과 3·4호기 착공 등으로 지역은 새로운 기회를 마주하게 됐다"며 "앞으로 원전 관련 전후방 산업 지원 등을 통해 경북이 '국내 에너지 1번지'로서 완전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