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원장, '김 여사 명품백 영상' 접속차단 시도했었다

입력 2024-10-21 06:42:39 수정 2024-10-21 07:02:20

인터넷 언론
인터넷 언론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김건희 여사 영상. 유튜브 '서울의소리'

지난해 11월 인터넷 언론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관련 영상이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해당 영상 유튜브 접속 차단을 시도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20일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지난해 11월 26일 오후 방심위 A 통신심의국장에게 서울의소리가 이튿날 공개를 예고한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영상과 관련한 통신심의 긴급안건 상정 처리를 지시했다.

앞서 서울의소리는 지난해 11월 27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최재영 목사가 같은 해 9월13일 서초 아크로비스타 지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건희 여사를 만나 300만원 상당의 명품가방을 건네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한민수 의원이 확보한 카카오톡 대화에 따르면, A국장은 같은 달 27일 오전 담당 실무자인 B팀장에게 "(류희림)위원장님이 어제 늦은 밤 11시 넘어서 오늘 권리침해 긴급안건 상정을 지시하신 게 있으니…"라며 이른 출근을 부탁했다.

또 A국장은 "본 기사가 오늘 저녁 9시에 오픈한다고 위원장님이 빨리 (긴급안건 상정을) 올려달라고 하셨어요"라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서울의소리가 예고한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영상으로 추측된다.

한 의원실 측은 류 위원장이 권리침해 긴급안건 상정을 통해 27일 오후 공개 예정이었던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유튜브 영상 접속 차단을 하겠다는 취지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국장의 지시를 받은 담당 실무자인 B팀장은 명예훼손, 초상권 침해 등 불법 사안임이 명확해야 안건 상정 및 처리가 가능하나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영상은 모두 요건으로 부적합하다고 판단을 내렸다고 부연했다.

이에 한민수 의원은 "방심위를 정권 충성의 도구로 전락시킨 류희림 위원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류 위원장이 담당 국장에게 지시를 내린 2023년 11월 26일 밤이면 해당 영상에 대한 민원이 접수되기 전이므로, 류 위원장이 해당 영상 차단을 자체 판단한 것인지 대통령실 지시를 받은 것인지 21일 방심위 국정감사를 통해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