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잡으러 사자가 간다…삼성, 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입력 2024-10-19 17:12:47 수정 2024-10-19 17:41:16

삼성, 플레이오프 4차전서 LG에 1대0 승
삼성 선발 레예스, LG 엔스와 투수전 펼쳐
레예스,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의 디딤돌
베테랑 강민호, 8회 솔로포로 1점 뽑아내
불펜 필승조 임창민, 김재윤이 뒷문 잠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0으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삼성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0으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삼성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8회초 솔로 홈런을 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코칭스태프와 동료 선수들이 격하게 반겨주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8회초 솔로 홈런을 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코칭스태프와 동료 선수들이 격하게 반겨주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가 9년 만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삼성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 출격해 LG 트윈스를 1대0으로 꺾었다. 5전 3선승제인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 뒤 1패를 기록했으나 다시 승리를 챙겼다. 삼성은 21일부터 광주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에 진출, KIA 타이거즈와 7전 4선승제 승부를 벌인다.

삼성 라이온즈의 데니 레예스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데니 레예스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을 모두 가져간 팀은 18번 가운데 15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한국시리즈에 나설 확률이 83.3%나 된 셈. 쉽지 않은 승부가 되리란 예상처럼 삼성은 2연승 뒤 1패를 안았으나 4차전에서 승리해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삼성과 LG 모두 전력이 완전치 않은 상황. 1선발 코너 시볼드를 부상으로 잃은 삼성은 공격의 핵 구자욱마저 이번 시리즈 도중 무릎을 다쳤다. 일본에서 급히 치료를 받고 귀국, 팀에 합류했으나 선발 출장 명단에선 빠졌다. LG에선 불펜의 필승 카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팔 뭉침 증세로 출전하기 어려웠다.

삼성 라이온즈의 데니 레예스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 이닝을 끝내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데니 레예스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 이닝을 끝내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삼성 제공

그럼에도 두 팀 모두 이날 경기 전 총력전을 예고했다. 안방 대구에서 1, 2차전을 가져갔던 삼성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에 0대1로 패했다. 더 밀리면 시리즈 분위기도 넘겨줄 판. LG로선 1경기만 더 지면 끝인 터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4차전에서 끝을 보겠다며 칼을 빼들었다. 이날 경기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선발 데니 레예스에 이어 원태인도 상황에 따라 등판할 수 있게 할 참"이라며 "구자욱의 컨디션이 100%는 아니지만 경기 중 필요한 상황에선 대타로 나설 수 있도록 대기시킬 것"이라고 했다.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이 열린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 팬들이 응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 제공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이 열린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 팬들이 응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못지 않게 LG의 각오도 비장했다. 선발 투수는 디트릭 엔스. 벼랑 끝에 몰린 염경엽 LG 감독은 "신주영이 에르난데스 역할을 할 것이다. 잘 던진다면 투구 수 제한 없이 계속 마운드에 두겠다"며 "5차전까지 가게 된다면 에르난데스는 좋은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경기 중반까지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다. 6회까지 레예스와 엔스 모두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레예스는 6회말 1사 1, 2루 위기에서 병살타를 유도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삼성 포수 강민호는 2루 도루 시도를 두 번이나 저지하며 레예스의 부담을 덜어줬다. 엔스는 삼진 8개를 솎아내며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데니 레예스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 6회말 상대를 병살 처리해 이닝을 끝내며 포효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데니 레예스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 6회말 상대를 병살 처리해 이닝을 끝내며 포효하고 있다. 삼성 제공

LG는 엔스(6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계획대로 손주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7회초 등판한 손주영은 3자 범퇴로 삼성 타선을 막았다. 레예스는 한술 더 떴다. 7회초에도 등판해 3자 범퇴로 깔끔히 이닝을 정리해버렸다. 110개의 공을 던지며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8회초 삼성의 베테랑 강민호가 팽팽하던 0의 균형을 깼다. 첫 타자로 나와 손주영으로부터 좌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볼카운트 3-1에서 5구째 시속 147㎞짜리 빠른 공을 잡아당겨 외야 왼쪽 담장을 넘겼다. 타구의 비거리는 129m.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8회초 솔로 홈런을 날린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며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8회초 솔로 홈런을 날린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며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삼성 제공

1점을 뽑긴 했으나 마음을 놓긴 어려운 상황. 삼성은 9회초 2사 만루 기회에서 점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강민호가 LG 불펜 유영찬에 막혀 내야 땅볼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9회말 마무리 김재윤이 LG 1~3번 타자를 3자 범퇴로 처리, 시리즈를 끝냈다.